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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랄리아스

(언어의 망각에 대하여)

대니얼 헬러-로즌 (지은이), 조효원 (옮긴이)
  |  
문학과지성사
2015-07-16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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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랄리아스

책 정보

· 제목 : 에코랄리아스 (언어의 망각에 대하여)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언어철학/분석철학
· ISBN : 9788932027616
· 쪽수 : 346쪽

책 소개

제목인 ‘에코랄리아스’란 ‘언어메아리’ ‘메아리어’ ‘반향어’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그것은 저 자신은 망실되었으나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채 마치 메아리처럼 ‘다른’ 언어의 틈새에서 살아남아 그 존재의 ‘지층’이 되는 언어의 특성을 암시한다.

목차

1장 극치의 옹알거림
2장 감탄사
3장 알레프
4장 멸종 위기의 음소들
5장 H와 친구들
6장 추방
7장 끝장
8장 문턱
9장 지층
10장 변환
11장 작은 별
12장 별빛 돌아오다
13장 글 쓰는 소
14장 부족한 동물
15장 아글로소스토모그래피
16장 후드바
17장 언어분열증
18장 아부 누와스 이야기
19장 “페르시아어”
20장 천국의 시인들
21장 바벨

미주 |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언어메아리 언어수줍음

저자소개

대니얼 헬러-로즌 (지은이)    정보 더보기
미국 프린스턴 대학 비교문학과 교수. 1974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나 토론토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인문학부 비교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존스홉킨스 대학 박사과정 재학 중에 『호모 사케르』 『아우슈비츠의 남은 자들』 등 조르조 아감벤의 대표 저작들을 영어로 번역, 소개했다. 프린스턴 대학에서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운명의 얼굴: 장미 이야기와 우연성의 시학』(2003)을 필두로 온갖 시대와 분야를 종횡무진하면서 독특하고 통찰력 있는 다양한 저서들을 격년 단위로 출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내적 접촉: 감각의 고고학』(2007), 『만인의 적: 국민국가들의 법과 해적』(2009), 『다섯번째 망치: 세계의 불협화음과 피타고라스』(2011), 『검은 혀들: 사기꾼과 수수께끼를 내는 자들』(2013) 등이 있다. 2007년부터 프린스턴 대학의 인문학 전통 중 하나인 가우스 비평 세미나를 주관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천일야화』의 노튼 비평판을 편집하기도 했다. 미국 현대언어협회(MLA), 앤드루 W. 멜런 재단을 비롯한 여러 학술협회들로부터 연구 업적을 인정받았고, 2010년에는 콜레주 드 프랑스로부터 메달을 수여받기도 했다.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현대 언어뿐 아니라 고대 및 중세의 여러 언어들, 즉 그리스어, 히브리어, 라틴어, 아랍어, 심지어 프로방스어까지 읽어낼 수 있는 언어의 천재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이 책에서 그러한 언어 천재로서의 면모를 한껏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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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원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양인문학자, 번역가, 문학비평가. 성균관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발터 벤야민의 초기 언어 이론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독문과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유럽어문학부에서 방문학생으로 수학했다. 미국 뉴욕대학(NYU) 독문과에서 바이마르 정치신학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강대학교 유럽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부서진 이름(들): 발터 벤야민의 글상자』 『다음 책: 읽을 수 없는 시간들 사이에서』가, 옮긴 책으로 조르조 아감벤의 『유아기와 역사』 『빌라도와 예수』, 야콥 타우베스의 『바울의 정치신학』, 대니얼 헬러-로즌의 『에코랄리아스』, 칼 슈미트의 『정치신학 2』 『정치적 낭만주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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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옹알거림이 사라진 자리에, 이제 하나의 언어와 이 언어를 말하는 존재가 출현하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불가피한 일이다. 무한한 소리의 무기고를 상실하는 것은 어쩌면 아이가 단일 언어의 공동체에서 시민권을 얻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일지도 모른다. 자신을 낳아준, 무한히 다양했던 옹알거림 중에서 혹시 어른의 언어가 간직하고 있는 것이 있을까? 만약 있다면, 그것은 다만 메아리일 것이다. 왜냐하면 언어가 존재하는 곳이란 아이의 옹알거림, 적어도 아직 말 못하는 아이의 입에서 나오던 옹알거림이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버린 곳이기 때문이다. (1장 「극치의 옹알거림」, 12쪽)

신의 계시는 시나이 산에서 토라 텍스트로 전수되는 것에서 출발하여,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이 들은 첫 두 계명을 표현하는 하나의 소리인 “나”라는 단어를 거쳐, 다시 이 단어의 첫번째 철자 알레프로 압축되는 가장 극단적인 경우에까지 다다른 것이다. [……] 즉 전체 계시가 아무도 그 소리를 기억하지 못하는 하나의 철자로 환원된 것이다. 혹시 이 사실을 신학적인 견지에서 다시 고찰한다면 당혹감이 다소 눅여질지도 모르겠다. 신께서 당신 스스로를 인간들이 언제나 이미 망각한 단 하나의 철자로 나타내신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신의 말씀의 유일한 재료인 묵음 철자는 모든 언어를 출현시키는 망각을 표시한다. 알레프는 모든 알파벳이 시작되는 망각의 처소를 지킨다. (3장 「알레프」, 30~31쪽)

파리에 도착한 직후 이곳 프랑스에서 나의 독일 이름 ‘하인리히Heinrich’는 곧장 ‘앙리Henri’로 번역되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이름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 나라에서는 결국 나 스스로를 그렇게 부를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하인리히’라는 단어는 프랑스인들의 귀에 전혀 들리지 않고 또 프랑스인들은 뭐든지 자기들이 편하고 쉬운 대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들은 ‘앙리 하이네Henri Heine’란 이름도 제대로 발음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내 이름은 앙리 엔Enri Enn 씨였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다시 이걸 줄여서 ‘앙리엔Enrienne’으로 부르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나를 엉 리엉[무無]Un Rien 씨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5장 「H와 친구들」, 43쪽)

언어 역시 기원의 장소에서 추방당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언어는 한때 그것이 가졌던 부유함을 완전히 잃은 후에도?어쩌면 잃었기 때문에?여전히 성스러운 것으로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히브리어 시 역사상 최고의 황금기가 이슬람 점령기의 스페인에서 일어났다는 사실, 즉 히브리어 작가들이 자신들의 고향 땅을 제 의식 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린 때였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러니까 결국 추방이 언어의 진정한 고향이며, 언어를 망각할 때가 [오히려] 언어의 비밀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인 셈이다. (6장 「추방」, 64~65쪽)

이것은 언어학자들이 해당 언어를 사용한 공동체보다 먼저 소멸 여부를 판정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비록 외부 관찰자가 보기에는 이미 오래전에 그 언어가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해도 그렇다. 예컨대 골 지방의 주민들이 더 이상 라틴어를 쓰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스스로 표현하기 전까지, 역사학자들은 그들이 이미 프랑스어를 쓰고 있다고 주장할 수 없는 것이다. 설령 그들이 고전어와는 아주 이질적인 표현들로 기록된 자료들을 찾았다 해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기준은 역사적인 연구에서는 기껏해야 근사치 결과를 제시할 수 있을 따름이다. 오늘날 우연히 우리 손에 들어온 자료들에 기록되기 전에 먼저 그 사람들에게 언어 변화에 대한 의식이 없었다고 누가 확신할 수 있겠는가? (8장 「문턱」, 87쪽)

“나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헤엄칠 수 있다. 다만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좋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나는 예전에 내가 헤엄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한때 헤엄칠-수-없었음]. 그러나 이 사실을 잊지 않았기 때문에, 헤엄칠 수 있다는 것은 내게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결국, 나는 헤엄칠 수 없다.” 이 짧은 텍스트의 익명의 화자는 프로이트의 실어증 환자가 언어의 영역에서 취한 것과 똑같은 입장을 수영에 대해 취하고 있다. 카프카의 표현을 비틀어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실어증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말할 수 있다, 혹은 있었다. [……] 즉 그들은 “예전에 그들이 말할 수 없었다는 사실”(혹은 “한때-말할-수-없었음”)을 잊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들의 기억력은 엄청나게 좋은 것이 된다. 왜냐하면 그들의 기억은 모든 개인의 삶의 시작을 알리는 옹알이하던 갓난아이 시절까지 가닿는 것이니 말이다. (14장 「부족한 동물」, 179~80쪽)

카네티의 삶의 이야기가 궁극적으로 드러내는 비밀은 아마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쓰는 언어가 무엇이든,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많은 언어를 배우고 잊어버리든 관계없이 다른 언어에 열려 있지 않은 언어는 없다는 사실, 완전히 ‘네이티브’인 언어는 없다는 사실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어떤 언어도 진정 ‘모[국]어’일 수 없다. 심지어 그것이 [진짜] 내 어머니의 언어라 해도. (16장 「후드바」, 218쪽)

이븐 알-카리의 주해에 따르면, 이 시의 세 개 연이 두 가지 형태로 전승되었다. 둘 중 다수 판본의 형태는 접속사 “그리고” 없이 시작되는 반면, 이라크어 교정본은 이 접속사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둘 중 ‘어떤 게 맞는 것인가?’라는, 편집자와 학자로서는 피해갈 수 없는 당혹스러운 이 물음은 오직 저자만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었다. 임루 알-카이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신께서 바그다드의 학자들을 없애주시기를! 그들은 내 작품의 전승을 망쳤다. 그따위로 시를 읽는다면, 대체 시와 산문이 구별될 수 있겠는가? 그런 짓을 하는 자는 시에 대한 감각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인간, 운율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일 것이다.” (20장 「천국의 시인들」, 256쪽)

바벨의 거대한 “혼동”은 더하거나 빼는 행위 혹은 창조하거나 파괴하는 행위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그것은 오히려 기억상실에 따른 것으로서, 이로 인해 말하는 존재들은 “하나의 언어 그리고 하나의 말”을 잊어버리는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이 망각 속에서 그들은 수다한 언어들을 만들어냈고 이로 인해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 그러나 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 혼란은 우리가 언어[혀/어]라고 부르는 가변적 존재의 불변적 중심, 언어의 모든 변화를 관장하는 변하지 않는 핵심이다. 이전 언어에 대한 망각으로 규정됨으로써, 모든 언어는 자신보다 앞선 언어의 상실을 “보수하는” 동시에 그 언어의 부재가 돌이킬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한다. 다시 말해 모든 언어는 앞선 언어의 재구성인 동시에 역설적으로 그 언어의 탈-구성이다. 요컨대 우리는 말을 함으로써 언제나 이미 잊어버리기 시작한다. 심지어―아니, 어쩌면 특히―우리가 이 사실을 모를 때 [더] 그렇다. (21장 「바벨」, 28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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