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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2035505
· 쪽수 : 225쪽
책 소개
목차
prologue 사랑의 적들
1부 피부에 새겨온 것들
정말 알고 싶어서 묻는, 사랑에 대한 질문 하나
둘 다 같은 일
개인의 서사가 상실된 장소
보물 상자의 원칙
2부 어딘가에서 무사하기를
내게 그리워할 시간을 줘
너에게 들려줄 말을 나에게 들려주기 위하여
사랑을 받는 자에게 필요한 기술
포옹
대화는 잊는 편이 좋다
대화를 하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용서와 용인과 용기
3부 세상이 사랑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간
혼자를 누리는 일
사랑을 사랑-하는-했던 사랑
이별 없는 세대
네가 느끼는 분노가 나를 살아 있게 해
구애가 필요치 않은 사랑
안정감
4부 나는 나와 나 사이에 있는, 신이 망각한 빈 공간
그때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어 만나자
우리 시대의 유일무이한 리얼리스트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능력
epilogue 사랑함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람들은 로맨스 서사의 판타지로 배워온 사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내가 하는 사랑은 이토록 구질구질한데 영화 속 사랑은 감미롭기만 하니, 번번이 내가 어딘가 잘못된 사람처럼만 느껴진다. 사랑은 어딘가에 따로 있는 것만 같고, 내가 하고 있는 이것은 어떤 실수이거나 고행이거나 투쟁처럼만 느껴진다. (「내게 그리워할 시간을 줘」)
아주아주 그리운 얼굴이 있어 그녀는 연필을 잡고 그 얼굴을 그려본 적이 있다. 그 얼굴을 볼 수 있는 방법이 그녀에겐 전혀 없었다. 그리워하고만 있다가 그녀도 모르게 그 얼굴을 그렸다. 연필을 잡고 턱선을 여리게 그었다. 그리고 전혀 그 얼굴이 아니어서 이내 지웠다. 다시 천천히 선을 그었다. 그러고 또다시 지웠다. 그렇게 계속계속 그리고 지우다 보니, 그녀가 쥔 연필 끝에서 그 얼굴이 정확하게 나타났다. 그런 식으로 선을 그었다 지웠다를 계속계속 반복하여 마침내 입술을 그렸고, 귀를 그렸고 눈썹과 눈동자를 완성했다. 몇 날 며칠을 그렇게 종이 앞에 앉아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간」)
'사랑'이라는 말을 '설렘, 두근거림, 반함' 같은 말로 곧바로 번역하는 사람들을 그녀는 싫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