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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탄식

천사의 탄식

마종기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2020-09-09
  |  
12,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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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탄식

책 정보

· 제목 : 천사의 탄식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37677
· 쪽수 : 149쪽

책 소개

2020년 올해 시력 60년을 맞이한 마종기 시인의 시집. 제23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마흔두 개의 초록>(2015) 이후 5년 만의 시집으로, 타국에서 한 편씩 써온 시 54편이 3부로 나뉘어 묶였다.

목차

1
이슬의 명예
사순절의 나비
신설동 밤길
바다들의 이별
투옥의 세월
갈리폴리 1
갈리폴리 2
저 집의 봄
나그네의 집
서울의 흙
비 오는 칠레
잡담 길들이기 20
소름의 역사
친구를 위한 둔주곡
저녁 기도
겨울의 끝날
사소한 은총
파타고니아식 변명

2
이사
는개의 시간
진혼의 해안
바지락이나 감자탕이나
노는 땅
무용가의 초상
마지막/시차 적응
동생의 도시
시간의 그늘에서
노을의 주소
화가 에드 호퍼의 겨울
잡담 길들이기 21
잡담 길들이기 22
새의 안부
다행이다
침몰하는 바다
늦가을 감기

3
아내의 꽃
아침 산책
월요일의 그림자
젊고 싱싱한 단어는
코끼리의 후퇴
큰 참나무의 눈
이슬의 기상
사자는 정말 시인일까
안동행 일지
기도해주어!
빨강 머리 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별하는 새
남해 밤바다
즐거운 송가
자화상 2
천사의 탄식
장미, 요한이 살던 마을
다시 만나야 하니까

해설 이별 너머 - 이희중

저자소개

마종기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39년 일본 도쿄에서 동화작가 마해송과 무용가 박외선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연세대 의대와 서울대 대학원을 마치고 1966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오하이오 주립대학병원에서 수련의 시절을 거쳐 미국 진단방사선과 전문의가 되었고, 오하이오 의과대학 방사선과 및 소아과 교수 시절, 그해 최고 교수에게 수여하는 ‘황금사과상’을 수상했다. 이후 털리도 아동병원 방사선과 과장, 부원장까지 역임했다. 은퇴한 후에는 연세대 의대의 초빙 교수로 본과 2년생에게 새 학과목인 ‘문학과 의학’을 5년간 가르쳤다. 『이슬의 눈』(1997),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2002),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2006), 『하늘의 맨살』(2010), 『마흔두 개의 초록』(2015), 『천사의 탄식』(2020) 등의 시집과 『마종기 시전집』(1999), 산문집 『별, 아직 끝나지 않은 기쁨』(2003)과 『아주 사적인, 긴 만남』(2009),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2010), 『우리 얼마나 함께』(2013), 『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2014) 등을 펴냈다. 한국문학작가상, 편운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문학상, 박두진문학상, 대산문학상, 대한민국예술원상(문학 부문), 2018년 자랑스러운연세인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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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뒤표지 글(시인의 글)]
시는 사랑의 한 표현 방법이고 체온 나눔이고 생환 훈련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한세상 시를 사랑하며 살았다. 시의 목표가 사랑이 아니라면 그런 시는 내게 필요 없는 존재다. 왜냐면 세상은 보기보다 잔인하고 외롭고 힘들기 때문이다. 시는 삭막한 세상에서 상처 치유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 아마도 내 직업이 의사였던 때문일까. 내 관심사는 언제나 삶과 죽음, 고통과 희생과 보살핌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내게는 제스처이고 껍데기고 믿을 것이 못 되는 것들이었다.

의사였을 때는 보이는 것을 자세히 그리고 정확하게 보는 것이 중요했고 들리는 소리를 확실하고 분별 있게 듣는 것이 필수였다. 그런데 내가 시를 쓰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것도 보고 싶어서이고 들리지 않는 소리도 듣고 싶어서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시도하지 않는 시인이라면 시인의 감수성이나 상상력이란 것이 어디에 무슨 소용이 있으랴.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봄이 가고 여름이 지나갔다.
저희들끼리 자라고 저희들끼리
날아다니다가 짝을 찾아
여러 모양의 열매를 맺었다.

그 후에는 방문 두드리는 소리를
가끔 들었다. 들리다 말다 한 소리는
바람에 쓸려가는 낙엽들이었다.
모두가 필요 없다며 버린 인연들.
어느 날 저녁부터는 주위가 작아지고
흥얼거리는 박자인지, 누가 오는 건지
밤새도록 속삭이는 음성이 들렸다.
문을 열어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바람이 밤과 눈을 부지런히 섞고 있었다.

보이는 게 다 흐렸지만 고백하자면
그것이 바로 내 질긴 평생이었다.
그래도 끝이 흰색이라는 게 좋았다.
체세포에 묻은 인내는 무게만 있는 건지
한 발 두 발 걷는 것도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참는 법을 몰라 헤매던 날들은 떠났다.

그렇게 겨울이 왔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차가운 후회들이 모여 눈이 되었겠지,
맨몸을 감는 겨울밤이 오히려 정답다.
겨울의 끝은 저만치에 오고 있지만
그 뒤에 오는 날들은 누구의 진정인가,
숨이 끝나도 한동안 귀는 열려 있다지.
나이 든 후부터 자라난 힘든 물음들이
다 되살아나 내게 들려오고 있었다.
그 안에 나를 부르는 정든 목소리 하나.
―「겨울의 끝날」 전문


잘 익은 산소여, 그래도 살아 있다고
너를 마신다. 주름살 깊은 맥박이 뛴다.
살아 있는 체온을 나누어 가지는 이 아침,
체온이 없는 시는 죽은 시라고 말해준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상처의 저 나무.

움직이고 숨 쉬는 것만이 사는 게 아니다.
나이 들수록 놀랍게 너그러운 날들 많아지고
쉬어갈 나무 그늘이 한 아름씩 늘어난다.
나무의 손가락이 심장의 중심을 위로해준다.
―「아침 산책」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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