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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38124
· 쪽수 : 212쪽
책 소개
목차
모든 것은 영원했다
참고 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는 단지 자신이 열외자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뿐이다.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문제와 연결된 감수성을 갖지 못한 열외자.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역시 그의 문제에 공감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서로의 문제에 대해 어떤 불의나 분노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체코 정권은 이상했다. 억압적이면서 느슨했고 지옥 같지만 나른하고 자유로웠다. 흐루쇼프의 탈 스탈린 발언 이후 정권은 진화하고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아무것도 달라지면 안 된다는 사실도 알았다. 권력은 딜레마 사이에 끼여 옴짝달싹 못 했고 원래의 방식을 고수했지만 눈에 띄게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사는 법을 터득했다. 여기에는 어떤 변태적 자유가 있다.
연애 초기 윌리는 사라진 모험과 투쟁에 대해 이야기하길 좋아했고 안나는 이야기를 듣는 게 좋았다. 모험과 투쟁이 좋아서가 아니라 윌리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좋았고 윌리 역시 누구에게도 못 한 이야기를, 짧은 삶의 한순간 빠졌고 꿈꿨던 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좋았다. 그러면 잠깐이지만 둘 모두 착각에 빠질 수 있었다. 윌리는 삶이 지금 의미 있으며 모험이 지속되고 있다는 꿈을 꿀 수 있었고―안나가 자신의 이야기를 신나게 들은 날은 카를로비바리의 비탈을 거의 뛰어서 내려오곤 했다―안나는 외부 세계의 힘이 미치지 않는 장소를 발견한 은밀한 즐거움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