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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2041889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3-07-07
책 소개
목차
시몽의 아빠Le papa de Simon
의자 고치는 여자La rempailleuse
전원에서Aux champs
말을 타다A cheval
두 친구Deux amis
쥘 삼촌Mon oncle Jules
아버지Le pere
잃어버린 끈La ficelle
목걸이La parure
고향으로 돌아오다Le retour
비곗덩어리Boule de suif
옮긴이 해설
책속에서
“있지…… 시몽은…… 아빠가 없대.”
개구쟁이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우쭐해진 소년이 목소리를 높였다.
“확실히 알았지. 저 애는 아빠가 없다는 걸.”
갑자기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아이들도 이 이상하고 불가능하고 괴이쩍은 사실 앞에서 아연실색했던 것이다. 아빠 없는 애가 있다니. 그들은 어떤 희귀한 현상, 신비적 존재를 대하듯 시몽을 바라보았다. (「시몽의 아빠」)
어느새 아이들은 그 아이에게 동조하듯 행동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묘지에 묻혀 있다는 사실이 아버지가 없는 시몽을 짓밟아도 될 명분이라도 되는 듯이. 이 개구쟁이들의 아버지는 대부분 성미가 고약한 술주정꾼인 데다 사기꾼이었고, 아내에게 거칠고 사납게 굴었다. 하지만 이따위 일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적법하게 태어난 이 아이들은 법의 테두리 밖에 있는 시몽을 압박해 질식이라도 시키려는 듯, 서로 바싹 몸을 대고선 점점 더 포위망을 옥죄어왔다. (「시몽의 아빠」)
사랑이 그들의 화제로 떠올랐다. 〔……〕 대체로 남자들은 사랑의 정념이란 질병과도 같아서 한 사람이 여러 번 앓을 수도 있고, 그 앞에 장애물이 가로막혀 있는 경우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견해는 딱히 반박할 여지가 없었지만, 여자들은 객관적인 관찰보다 감상을 앞세우며 사랑이란, 참으로 진실하고 위대한 사랑이란, 평생에 단 한 번밖에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리고 그런 사랑은 벼락과도 같아서, 일단 사랑의 벼락을 맞은 뒤에는 마음이 공허해지고 황폐해지고 남김없이 타버려, 그 후로는 아무리 강렬한 감정이라 할지라도, 아니 그저 꿈일지언정 그 자리에 다시 움틀 수는 없을 거라고 주장했다. (「의자 고치는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