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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32320632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20-06-10
책 소개
목차
감사의 말
경고: 헛소리가 포함되어 있음
들어가는 말: 사람은 자기 음부만큼만 늙는다
1. 우아하게 나이 드는 법과 그 밖에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것들
2. 내 무릎이 마음에 안 들어
3. 머리 손질은 중노동이다
4. 이 물건들은 다 어디서 나오는 거야?
5. 위기에 빠질 시간이 없다(하지만 술은 한 잔 더 마셔야지)
6. 미니스커트와 아줌마 청바지에 대하여
7. 망할 중년 복부비만
8. 적어도 나는 건강하다, 아닐 때도 있지만
9. 그냥 차일 뿐이야(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만 빼면)
10. 자기 코털쯤은 직접 뽑을 수 있잖아
11. 비상금이고 뭐고, 내 장례식 비용이나 댈 수 있었으면
12. 내 상사는 쓰레기 . 프리랜서 이야기
13. 얼마나 피곤한지 설명하는 것도 지친다
14. 제발 황소랑 달리라고 하지 말아줘
15. 우리 때 음악은 정말 좋았다, 안 그런가?
16. 잠깐, 내가 여길 왜 또 왔지?
17. 내가 절대 바람피우지 않을 여러 이유들
18. 하지만 전 지금 이 순간이 아니라 어제를 사는데요
19. 내 입에서 똥 냄새가 난다고 말하기 전의 애들이 더 좋았다
20. 공사장 인부들이 언제 이렇게 고상해졌지?
21. 천생연분 만나기보다 어려운 중년의 친구 사귀기
22. 지금 우리는 행복한가?
리뷰
책속에서
나는 확대경 코너를 돌아다니다가 그 악마의 도구 중 하나를 들여다보는 실수를 범했다. 내가 고른 제품은 우연히도 가장자리에 형광등이 달려 있었고 ‘열두 배 확대합니다’라고 쓰인 스티커가 자랑스레 붙어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좋은 생각이 아님을 진작 알았어야 했다. 사진을 작게 뽑을수록 더 예뻐 보인다는 걸 이미 오래전에 배우지 않았던가. (……) 하지만 나는 내가 하려는 짓이 과연 옳은지 미처 생각해보지도 않고 코를 거울 가까이 들이밀었고, 엄청나게 확대된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다. 살면서 그만큼 공포에 얼어붙었던 적이 없다.
내일은 술 안 마실 거야. 그냥 하루 종일 술을 안 마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5시가 넘어가면(늘 그렇듯 정확히 이때만 되면 와인 한 잔이 간절해졌다) 변명의 수도꼭지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기 시작했다. ‘있지, 내가 뭘 꼭 증명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술은 나한테 별문제가 아니야. 취하려고 마시는 것도 아니고, 술이 집이나 일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잖아. 음주운전도 절대 안 하고 말이지. 게다가 나는 열심히 일하고 끝내주게 멋진 엄마고 무엇보다도 오늘 짜증나는 집안일을 더럽게 많이 했다고! 젠장, 나는 한두 잔 마실 자격이 있어! 술 안 마시는 건 내일 할 거야, 그게 더 좋은 생각인 것 같아. 게다가 나는 원하면 언제든 술을 끊을 수 있어. 어쩌다 보니 지금 이 순간에는 술을 끊고 싶지 않은 것뿐이지.’
한 여성은 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해준 결정적 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제 성인이 된 아들이 그녀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뭘 하겠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녀는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의사가 되겠다고 대답했다. 아들이 웃으면서 왜 지금 의사가 되면 안 되냐고 물었고, 그녀는 지금 자기가 의대에 들어가면 졸업할 때 쉰두 살이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자 아들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의대에 안 가도 쉰두 살이 되는 건 마찬가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