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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외국시
· ISBN : 9788932405407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5-02-25
책 소개
목차
두이노의 비가
제1비가
제2비가
제3비가
제4비가
제5비가
제6비가
제7비가
제8비가
제9비가
제10비가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제1부
제2부
『두이노의 비가』 부록
1) 『두이노의 비가』 단장
2) 마리나 츠베타예바-에프론에게 보내는 비가
3) 훌레비츠에게 보내는 편지
리뷰
책속에서
누구라고, 내 울부짖은들, 들어주겠는가, 천사들의
질서로부터? 이제 어느 한 천사
느닷없이 나를 안아준다 해도, 나는 사라지고 말리라,
더 강한 그의 현존재 앞에서. 아름다움이란
우리 겨우 견디는 무서움의 시작일 뿐. 우리가 그토록
그 존재를 경탄하는 까닭은 그것이 우리를 파괴하는 짓을
거들떠보지도 않기 때문. 무섭지 않은 천사 있겠는가.
-『두이노의 비가』, 「제1비가」 중에서
어느 곳에도, 애인이여, 세계는 없다, 내면에 말고는. 우리의
인생은 변용과 함께 지나간다. 그리고 점점 더 작게
바깥은 사라진다. 한때 지속적인 집이 있던 곳에
가공의 형체가 판을 친다, 온통, 생각할 수 있는 것에
완전히 예속되어, 마치 그것이 아직도 전부 뇌 속에 있기라도 하듯이.
드넓은 힘의 저장소를 시대정신이 만들기는 하지만, 형상이 아니기로는
그가 모든 것에서 획득하는, 긴장시키는 충동과 마찬가지다.
사원을 그는 더 이상 알지 못한다. 이러한 마음의 호사를
우리는 더욱 은밀하게 아끼려 한다. 그렇다, 아직 하나 견뎌내는 곳에서
한때 숭배되던 어느 사물, 모셔지던 것, 무릎 꿇게 하던 것─,
그것이, 지금 있는 그대로, 벌써 보이지 않는 것 속으로 내밀고 있다.
많은 사람이 이제는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니, 유리함도 없다,
이제는 그것을 내면으로, 기둥과 조상(彫像)으로, 더 위대하게 세울 수도 있는!
-『두이노의 비가』, 「제7비가」 중에서
내 언젠가는, 무서운 통찰을 벗어나면서,
호응하는 천사들에게 환호와 찬양의 노래 불러 올리리라.
맑게 두드린 심장의 건반들 가운데
그 어느 하나라도 약하거나 의심하거나
끊어지는 현(絃)을 빗맞히지 않기를. 나의 흘러넘치는 표정이
나를 더욱 빛나게 만들기를; 보이지 않는 울음이
피어나길. 오, 그러면 너희, 밤들은 내게 더 다정해지겠지.
슬퍼하던 밤들. 내 너희, 위로할 길 없는 자매들을,
더 낮게 무릎 꿇어 받아들이지 못했지, 풀어헤친 너희
머리칼 속에 나를 더 풀어 바치지 못했다. 우리, 고통의 낭비자,
우리는 얼마나 그 고통들을 미리 내다보는가, 그 슬픈 지속까지를,
언젠가 그것들이 끝나지 않을까 하고. 그러나 고통들은 정녕
겨울을 견디게 하는 우리의 나뭇잎, 우리의 짙은 의미의 초록,
은밀한 세월의 어느 한때─, 시간일 뿐만
아니라─, 그것들은 장소요, 정착지요, 보금자리요, 땅이요, 거처.
-『두이노의 비가』, 「제10비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