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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아프리카소설
· ISBN : 9788932911700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11-04-20
책 소개
목차
이토록 긴 편지
역자 해설: 여성의 운명과 억압적 현실에 관한 성찰
마리아마 바 연보
리뷰
책속에서
광기나 나약함 때문이었을까? 용기 부족이나 어찌할 수 없는 사랑 때문이었을까? 어떤 마음의 동요가 모두 폴을 혼란에 빠뜨려 비느투와 결혼하게 만들었을까?
내가 이런 남자를 열정적으로 사랑했다니. 그에게 내 인생의 30년을 바쳤다니. 그의 아이를 열두 번이나 품었
다니. 경쟁자를 내 인생에 덧붙이는 것으로도 그는 충분치 않았던 모양이야. 다른 여자를 사랑하면서 그는 정신
적으로 그리고 물질적으로 자신의 과거를 태워 버렸어. 감히 또 그가 어떻게….
날 자기 아내로 만들려고, 안 한 게 없던 그가 어떻게!
「(…) 여자들은 제발이지 이걸 이해하고 용서해야 해요. 육체적 <배신>을 생각하며 괴로워해선 안 됩니다. 중요한 건 마음에 있는 거니까요. 두 존재를 잇는 건 이 속에 ─ 이 말을 하며 그는 자기 심장이 있는 가슴을 쳤어 ─ 있으니까요……. 저항의 극단적 한계에 내몰린 채 나는 내 손에 닿는 것을 먹는 겁니다. 이런 말 하기 뭣하지만 따지고 보면 진실은 추한 겁니다.」
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려고 그는 어린 나부를 <먹을거리>의 차원으로 깎아 내렸지. 이렇게, 다른 <맛>을 맛보기 위해 남자들은 아내들을 배반하지. 난 기분이 무척 상했어. 그는 내게 이해를 청했지. 그런데 대체 무엇을 이해하라는 거지? 본능의 지배를? 배신의 권리를? 변화의 욕망에 대한 합리화를?
떠난다? 한 남자와 열두 명의 아이를 낳고 25년을 살았는데 제로에서 다시 시작한다? 정신적이면서 물질적이기도 한 이 책임의 무게를 혼자 감당해 낼 힘이 내게 있을까?
떠난다! 과거를 말소한다. 분명히 늘 빛나기만 한 것은 아니었지만 명료했던 페이지를 이제 넘긴다. 앞으로 그 페이지에는 사랑도 신뢰도 위대함도 희망도 담기지 못하겠지. 난 결혼의 썩은 이면을 아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어. 경험하지 말까! 그걸 피해 달아날까! 용서하기 시작하면 잘못이 눈사태처럼 쏟아져 계속 용서만 하게 되지. 떠나는 거야. 배신으로부터 달아나는 거야! 공유하는 남편을 기다리며 온갖 상상을 하고 조그만 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일 없이 편히 자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