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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세 자매

아내·세 자매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은이), 오종우 (옮긴이)
열린책들
1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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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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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아내·세 자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88932912882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4-02-20

책 소개

인류의 예술사에 길이 남을 수많은 작품을 남긴 불멸의 거장 안톤 체호프의 주요 작품 두 편을 엮은 선집 『아내·세 자매』가 러시아 문학 교수 오종우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목차

아내
세 자매

역자 해설 ― 문학과 예술과 인생에 관한 짧지만 완벽한 논리
안톤 체호프 연보

저자소개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은이)    정보 더보기
러시아가 낳은 위대한 단편소설 작가이자 희곡 작가인 체호프는 1860년 남부 아조프 해의 항구 도시 따간로그에서 태어났다. 식료 잡화점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파산하면서, 가족들이 모스끄바의 빈민가로 이주한 이후 그는 홀로 따간로그에 남아 고학하며 중등학교를 졸업했다. 모스끄바 대학 의학부에 입학한 뒤 의사가 되기까지 체호프는 생계를 위해 필명으로 유머 단편들을 쓰기 시작했다. 본명으로 작품을 발표한 것은 1886년 「추도회」가 처음이었다. 2년 뒤 단편집 『황혼』이 뿌쉬낀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의 인정을 받았다. 「귀여운 여인」은 똘스또이의 절찬을 받았으며, 차이꼬프스끼, 고르끼 등과 교유하며 러시아 문학계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의사 출신답게 그는 인생을 냉정한 눈으로 파악한 리얼리스트였으나 작품의 분위기는 유머러스했으며, 문체는 직접적이고 강렬하기보다는 암시적이고 서정적이었다. 후기 체호프의 관심은 단편소설보다는 희곡으로 기울어 「갈매기」, 「바냐 아저씨」, 「벚꽃 동산」과 같은 세계 희곡사의 걸작들을 써냈다. 거창한 사상이 아니라 삶의 사소함에 주목하는 체호프의 작품은 읽기 쉬우며 누구에게나 뭉클한 감동을 준다. 그러나 해석하려고 들면 그의 작품은 누구의 것보다 어렵다. 그가 제시하는 것은 커다란 그림을 그려 내는 한 방향의 증거 자료들이 아니라, 통일된 해석을 거부하는 <서로 연관되지 않는 평범한 삶의 진실들>이기 때문이다. 연극 예술의 위대한 개혁가였던 스따니슬라프스끼조차 체호프의 담담한 <진실의 병렬>을 비극으로 읽어 내고자 애썼고 그런 해석은 전통으로 굳어졌다. 그가 지독한 염세주의자라는 풍문은 그런 해석에 도움이 되는 신화였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체호프는 유머가 넘치는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체호프는 1904년, 44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즉 그는 평생 젊은 작가였다. 늙은 똘스또이를 감동시켰던, 인생의 고달픔과 수수께끼를 누구보다도 원숙하고 차분한 어조로 들려줄 수 있던 능력은 한 젊은 천재의 소유였던 것이다. 체호프 이후 단편소설은 장르 자체가 <체호프화>되었으나, 그의 수준에 도달한 작품은 매우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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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우 (옮긴이)    정보 더보기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체호프 연구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모스끄바 국립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어문학부 러시아어문학과 교수이다. 저서로는 2000년 문화관광부 우수 학술 도서로 선정된『체호프 드라마의 웃음세계』와 『대지의 숨 ― 러시아의 숨표들』이 있고, 역서로는 『러시아 희곡』(전 2권, 공역)과 『영화의 형식과 기호』가 있으며, 러시아의 문학과 예술에 관한 다수의 논문들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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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파벨 안드레이치!」 그가 조용히 말했다. 갑자기 그의 살진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고, 검은 눈동자에는 한때 그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매력적인 표정이 번득였다. 「파벨 안드레이치, 자네에게 친구로서 말하겠네. 성격을 바꿔야 해! 자네와 같이 있기가 힘드네! 정말 그래, 힘들다네!」


「당신은 자신이 고결하다고 생각하니까 온 세상을 미워해요. 신앙이 있는 사람은 그 믿음이 무지와 미숙함의 표현이라며 미워하고, 신앙이 없는 사람은 믿음과 이상이 없다며 미워하죠. 노인은 보수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싫어하고, 젊은이는 자유분방하다고 싫어하죠. 농민과 국가의 이익은 소중하게 여기면서도, 개인적으로 농부를 만나면 혹시 도둑이나 강도가 아닐까 의심하면서 미워해요. 스스로 옳고 항상 원칙의 토대 위에 서 있다고 여기기에 소작농이나 이웃을 끊임없이 심판하려 들지요.」


한겨울 시골에 살아 봐서 개조차 너무 지루한 나머지 짖지 않고 시계도 제가 재깍재깍하는 소리에 지쳐 가는 길고 지루하고 고요한 저녁을 알며, 그런 저녁이면 갑자기 양심이 깨어나 평정을 잃고 하염없이 서성대면서 자기 양심의 소리를 외면해 보려다가 결국 듣게 된 사람이라면, 나를 나쁜 사람이라고 말하는, 이 작고 아늑한 방에 울려 퍼진 아내의 목소리가 내게 선사한 쾌감과 해방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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