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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2915326
· 쪽수 : 425쪽
· 출판일 : 2011-10-30
책 소개
목차
1부 모국 탈출
1. 덤웨이터
2. 구두 목걸이
3. 해빙
2부 결투자들
4. 스크린 뒤에서
5. 잘못된 기적
6. 명예의 문제
3부 수치, 굿뉴스, 그리고 동정녀
7. 홍조
8. 미녀와 야수
4부 15세기에는
9. 알렉산드로스 대왕
10. 베일을 쓴 여인
11. 교수형을 당한 남자의 독백
12. 안정
5부 심판의 날
옮긴이의 말
샤람, 역사, 모국, 혹은 성(性) - 형용 불가한 진실(들)을 좇는 경계의 서사
리뷰
책속에서
가족들에게 말을 해야 했다. 손이 깨끗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모두가 수피야 지노비아 문제의 공범이었다. 그리고 비밀은 지켜졌다. 「잘못된 기적…….」 그녀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휙! 그냥 그렇게. (……)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공기 속을 자유로이 배회하고 있는 그것은 수피야 지노비아 샤킬이 결코 아니었고, 뭔가 원칙에 가까운 것, 폭력의 현현, 야수의 순전하고 악의에 찬 힘 그 자체였다.
네 발로 걷는 손바닥과 발바닥에는 굳은살이 두껍게 배겨 있다. 한때 빌키스 하이더의 손에 깎인 검은 머리는 이제 치렁치렁하게 길어 얼굴에 들러붙어 털처럼 감싸고 있다. 모하지르의 혈통을 보여 주는 창백한 피부는 햇볕에 타고 거칠어져, 덤불과 짐승들에 긁히고 가려움에 제 손톱으로 긁어 생긴 무수한 열상들을 전투의 상흔들처럼 간직하고 있다. 불타는 눈과 오물과 죽음의 악취. 「평생 처음으로, ─ 그는 생각 속에서 연민의 마음을 품고, 스스로도 충격을 받는다 ─ 저 여자애는 자유야.」
그녀 안에 매복하고 있는 건 바로 한 마리 야수였다. 그는 그녀의 힘이 자랑스럽고, 그녀를 전설로 만들고 있는 폭력이 자랑스러웠다. 이제 그 누구도 그녀에게 무엇을 하라든가, 어떤 사람이 되라고 명령할 수도 없고, 무엇이 되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타박할 수도 없다. 그렇다, 그녀는 듣고 싶지 않았던 그 모든 이야기를 딛고 초월했다. 그는 궁금했다. 인간이 야만성 속에서 고귀한 본성을 발견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