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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33801826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12-01-22
책 소개
목차
1권
기획의 글
작가의 말
1 지옥에서의 한 철
2 족보야 움트렴
3 모독
4 행로와 귀로
2권
5 여자로써 여자를 비기다
6 빛나는 기적
7 서른두 살의 의미
해설
작가 연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한때 나는 너희들 매국노의 후손인 살찐 돼지 새끼들을 모조리 끌어다가 그 사진 앞에 무릎 꿇고 경배드리게 하고 싶다는 헛된 열망으로 잠을 못 이룬 적도 있었지. 어렸을 때 일이야. 지금은 늙었어. 가난한 집 자식은 쉬 늙어. 돼지가 사람의 조상한테 경배를 할 줄 알면 돼지가 아니란 것쯤 알 만해졌어. 나도 경배 안 할 거야. 나도 돼지가 되고 싶은지도 몰라.” _1권
고생이야 말할 수 없이 심했다. 그러나 남상이라는 관객을 의식하는 걸로 견딜 만했다. 내가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 동안 네놈은 환경 탓이나 하면서 도배장이나 칠장이, 아니지 그래도 공장의 숙련공쯤이야 돼 있겠지. 늘그막엔 독립투사의 후예답게 수위 노릇쯤 하게 될는지도 몰라. 그러나 나는 된다. 네가 우러러보는 의사가. 그때 가서 네놈이 나는 친일파의 자식이기 때문에 의사가 될 수 있었고, 네놈은 애국지사의 자식이기 때문에 수위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어거지를 쓰지 못하도록 나는 너와 똑같은 가난뱅이까지 되어서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자아 똑똑히 봐라.
나 사장의 사람이 됨으로써 그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그는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구태여 그 일이 옳은 일인가 그른 일인가를 따질 필요는 없었다. 그 일을 함으로써 그에게 돌아올 이익과 손해만 따지면 되었다. 무슨 일을 이해로 따지기 전에 옳고 그름으로 따지는 건방지고 불편한 버릇은 할아버지가 물려준 혈통의 긍지를 망각함과 동시에 깨끗이 고쳐졌다. _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