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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34940876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3-10-25
책 소개
목차
기묘동 이야기 – 8
외톨이가 된 래미 – 11 / 보름달이 뜬 밤에 보라색 버스가 – 18 / 기묘동의 다른 세계로 – 27 / 귀신 들린 물건의 세계 – 39 / 뜻밖의 친구 – 50 / 대장장이의 정체 – 65 / 주걱 할머니와의 인연 – 83 / 고마워, 친구 – 99
작가의 말 – 116
책속에서
달빛 아래 마을버스 한 대가 기묘동 표지석 앞에 섰다. 아니, 갑자기 나타났다. 크기와 모양은 동네 골목을 돌아다니는 마을버스와 같았다. 다만 마을버스의 색이 다른 버스들에서 볼 수 없었던 달빛을 닮은 보라색이라는 게 특이했다. 앞에 적힌 ‘99’라는 숫자도 처음 보는 버스 번호였다.
“99번? 산으로 들어오는 마을버스는 없는데.”
다시 보니 99번 마을버스는 뭔가 독특한 점이 더 있었다. 버스의 형체가 뚜렷하지 않고 흐릿했다. 글쎄, 버스에 가려져 보이지 않아야 할 상수리나무가 버스를 통과해 보이는 게 아닌가.
‘헉, 뭐야? 버스가 투명하잖아!’
그제야 버스의 바퀴가 땅에 붙어 있지 않고 붕 떠 있는 것도 보였다.
“말도 안 돼…….”
래미에게 요괴들의 뾰족한 눈초리가 쏟아졌다. 래미는 학교에서 다른 반에 앉아 있는 것처럼 불편했다. 래미가 생각에 잠긴 묘묘에게 다가가 물었다.
“묘묘야, 나 이제 어떻게 해야 해? 넌 요괴니까 알 거 아니야.”
“요기를 구해서 내야지.”
“지금처럼 네가 대신 내주면 안 돼?”
“나라고 기운이 계속 넘쳐흐르는 줄 알아? 나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요기가 충전된다고.”
그때 지네 운전사의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곧 버스가 귀물의 세계에 도착합니다.”
갑자기 버스가 심하게 흔들리더니 급하게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버스는 오늘 밤 계수나무 끝에 보름달이 걸리면 출발하니, 다른 세계로 떠날 요괴들은 늦지 않게 돌아와 탑승해 주세요.”
“혹시 귀물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물건을 알아?”
“주걱 할머니라는 분이 계시긴 한데……, 못 뵌 지 오래됐어.”
“그렇구나.”
실망한 래미가 축 어깨를 늘어뜨렸다. 저주 인형이 말을 이었다.
“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요기를 가지고 있는 건 대장장이야.”
묘묘가 투덜대며 말했다.
“대장장이가 대체 누군데?”
“고장 난 귀물을 고쳐 줘. 대신 그들에게 요기를 받지.”
“요기를 받는다고?”
“응, 이곳에서 요기는 힘이거든. 대장장이는 요기를 많이 모아서 이곳의 대장이 되고 싶어 해.”
“그럼 우릴 대장장이에게 데려다줄 수 있어?”
순간 저주 인형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대장장이가 있는 곳 주변에는 그의 부하들이 많아. 그들이 너희를 잡아갈지도 몰라.”
“걱정하지 마. 내가 요기를 나눠 달라고 대장장이를 잘 설득해 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