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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각국정치사정/정치사 > 미국
· ISBN : 9788934970361
· 쪽수 : 86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PART 1 새로운 출발
1. 2008년 : 라이벌에서 한 팀으로
2. 안개가 자욱한 땅 : 스마트파워
PART 2 태평양을 건너
3. 아시아 : 중심축
4. 중국 : 미지의 바다
5. 베이징 : 반체제 인사
6. 버마 : 숙녀와 장군들
PART 3 전쟁과 평화
7.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 추가 파병
8. 아프가니스탄 : 전쟁의 종식
9. 파키스탄 : 국가의 명예
PART 4 희망과 역사 사이에서
10. 유럽 : 단단한 매듭
11. 러시아 : 재설정과 후퇴
12. 라틴아메리카 : 민주주의와 민중지도자
13. 아프리카 : 갈등이냐 발전이냐
PART 5 대격변
14. 중동 : 험난한 평화의 길
15. 아랍의 봄 : 혁명
16. 리비아 : 필요한 모든 수단
17. 벵가지 : 피습 사건
18. 이란 : 제재와 협상
19. 시리아 : 사악한 난제
20. 가자 : 휴전을 해부하다
PART 6 우리가 바라는 미래
21. 기후변화 : 우리 모두 한 배를 탄 운명
22. 일자리와 에너지 : 공정경쟁의 장
23. 아이티 : 재난과 개발
24. 21세기 국정운영술 : 네트워크화된 세계의 디지털외교
25. 인권 : 미완성 과업
에필로그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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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한국 서울의 이화여자대학교에서는 젊은이들에게 손을 내밀면 전통적인 외교정책 문제를 훨씬 넘어서는 영역까지 도달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화여대에서 내가 무대에 오르자 청중석에서 환성이 터져 나왔다. 젊은 여성들은 차례로 마이크를 잡고, 매우 개인적인 질문들을 정중하면서도 열성적으로 물어보았다. “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세계의 지도자들을 대하기가 힘든가요?”
나는 많은 지도자들이 나를 대할 때는 여성을 상대한다고 생각하지 않기로 한 것 같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따님 첼시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나요?” 이 질문에 대해서라면 나는 몇 시간이라도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첼시는 놀랄 만큼 대단한 사람이고 나는 딸을 아주 자랑스러워한다고만 말해도 충분할 것이다.
“사랑이 무엇인지 어떻게 묘사하시겠습니까?” 이 질문에 나는 웃으며 내가 국무장관이 아니라 고민상담 칼럼니스트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그 누가 사랑을 제대로 묘사할 수 있을까요? 시인들은 수천 년 동안 사랑에 관해 써왔습니다. 심리학자들과 많은 분야의 작가들도 그렇고요. 사랑을 묘사할 수 있다면 사랑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랑은 아주 개인적인 관계니까요. 남편은 나의 가장 좋은 친구이고, 우리 두 사람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여러분 대부분이 태어나기 전부터 함께한 사이라는 점에서 나는 아주 운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여성들은 나와 사적인 관계라고 느끼는 듯했고, 놀랍게도 내가 먼 나라에서 온 정부 관료가 아니라 친구나 멘토인 양 편안하고 자신 있게 말했다. 나는 그들의 존경에 합당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비무장지대 건너편을 바라보면서 나는 이 좁은 선이 두 개의 세상을 극적으로 다르게 갈라놓았음을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은 가난과 독재에서 벗어나 번영과 민주주의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빛나는 발전의 사례였다. 한국의 지도자들은 국민들의 안녕에 관심을 기울였고, 젊은이들은 자유와 기회를 누리며 성장했다. 고속 데이터 통신망의 다운로드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겨우 4킬로미터 떨어진 북한은 공포와 기근의 땅이었다. 이보다 더 뚜렷하고 비극적인 대비는 있을 수 없었다.
게이츠와 나는 한국 측 장관들과 함께 근처의 유엔군 본부로 가서 군사 브리핑을 받았다. 또한 우리는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반은 남쪽에, 반은 북쪽에 반듯하게 자리 잡은 사각형의 군사정전위원회 건물도 돌아보았다. 휴전협정에 따라 양측의 협상을 위해 이렇게 설계된 것이었다. 긴 회의 탁자도 정확히 경계선에 놓여 있었다. 우리가 걸어다니는 동안 북한 병사 한 명이 창문 바로 너머에 서서 냉담한 표정으로 우리를 노려보았다. 어쩌면 그는 그저 호기심을 느꼈을 뿐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나를 겁주려는 것이었다면 그는 실패했다. 나는 브리핑에 계속 집중했고, 게이츠는 즐겁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진기자가 이 흔치 않은 순간을 포착했고 이 사진은 〈뉴욕타임스〉 1면을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