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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34975151
· 쪽수 : 500쪽
· 출판일 : 2022-05-16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초여름 점심때가 조금 지났을 무렵, 자연을 거의 상실해가는 이 거대한 도시에도 푸른 나뭇잎이 내뿜는 풋풋한 냄새가 가득했다. 니시신주쿠에 있는 사무실을 출발해 도시마 구 메지로를 향해 블루버드를 몰았다. 오전에 전화로 들어온 의뢰는 미심쩍은 점이 거의 없었다. (…) 웬일로 블루버드도 속을 썩이지 않았다. 하지만 내 운은 거기까지였다.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한 운 없는 하루가 그 전화로 시작된 것이다.
와타나베가 강탈사건을 일으키게 된 까닭도, 그리고 그 사건의 이유가 된 알코올 의존증도 모두 옆에 붙어 있던 내 책임이라는 것이 논리를 무시한 니시고리의 결론이었다. (…)
메지로 경찰서에서 나오기 직전에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뒤 문을 나서다가 니시고리와 마주쳤다.
“오후 2시에 마카베 씨 집 옆에 서 있던 야마토 택배 밴을 조사해줘.” 내가 말했다. “앞쪽 범퍼 양쪽이 아래로 처졌어.”
“건방 떨지 마, 탐정.” 니시고리가 말했다.
“좋아.” 내가 말했다. “네가 죽으면 어떤 놈이 죽였는지 조사하지.”
하시즈메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사가라가 긴급 연락용 부저를 누르고, 들어온 문이 아닌 다른 비상용 문으로 달려가 안쪽에서 걸어둔 잠금장치를 풀었다. (…)
나는 문 앞에서 사가라에게 말했다. “너희는 툭하면 ‘부탁이야’라고 하면서 스스로 마무리할 줄 아는 건 하나도 없나?”
밖으로 나와 문을 닫자 바로 병실 안에서 간호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