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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4993766
· 쪽수 : 380쪽
책 소개
목차
모든 것의 시작
청소부 여인들
창조적인 박제술
더 이상 괴롭지 않게
리뷰
책속에서
엘라이자는 욕조에 물을 틀어 놓고 잠옷을 벗었다. 그녀는 같은 직장의 여자들이 구내식당에 놓고 간 잡지를 많이 읽어서 몸의 어느 부위를 공들여 닦아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엉덩이와 가슴도 목의 핑크빛 흉터만큼 중요하지 않았다. 헐벗은 어깨가 유리에 부딪칠 때까지 몸을 뒤로 젖히자, 경정맥에서 후두로 각각 10센티미터 정도 이어진 목의 흉터가 드러났다. 멀리서 들리던 사이렌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서른셋, 평생을 볼티모어에서 산 그녀는 소리만 듣고도 소방차가 브로드웨이 어디쯤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남자는 방향을 바꿔 전기봉과 사탕 봉지를 세면대에 놓더니 소변기로 가서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제 젤다가 엘라이자 쪽을 쳐다보며 도움을 구할 차례였다. 젤다가 공포에 질린 나머지 F-1에서 무언가를 제대로 못 봤다면, 지금 또한 충격으로 눈앞의 광경을 믿지 못할 지경이었다. 자신들이 버젓이 보는 앞에서 남자가 자기 물건을 꺼내다니? 엘라이자는 고개를 좌우, 위 아래로 움직이며 적당한 반응을 찾고 있었다. 한 가지는 확실했다. 남자를 쳐다보면 안 된다. 저 남자가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모습을 쳐다봤다간 분명히 해고당할 것이다. 남자가 음란한 청소부들을 플레밍에게 신고하면 끝장이었다. 젤다는 타일이 갈라지기만을 기다리면서 바닥을 뚫어져라 쳐다보았고 깨끗하게 청소해 놓은 소변기로 소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내 이름은 스트릭랜드다."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보안 책임자야."
젤다는 침을 삼키고 "그렇군요." 하고 말했다. 그녀는 두 눈을 바닥에
가만히 고정시키려고 했지만 소변이 걸레질한 바닥에 튀는 모습으로 시선
이 향하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스트릭랜드가 껄껄 웃었다.
"이런, 당신들한테 걸레가 있으니 다행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