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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3049
· 쪽수 : 134쪽
· 출판일 : 2009-07-15
책 소개
목차
제1부
새해
야생오리
거북이
벌레 먹은 대추야자나무
거미
청설모
맛조개를 캐는 일
감 따는 사람
유리창
화가의 방
카프카의 도서관
샤갈의 꿈
말죽거리 잔혹사
21그램
아버지와 딸
머리카락을 남기다
다시, 이미자와 김추자
어쩔 수 없는 일
동어반복
봄이 아프다
제2부
포도알 속에도 씨가 있다
화살나무
징
시 귀신
흰 알약을 꿀꺽 삼켰을 때
어느 대낮 스치는 생의 풍경
해변의 모래예술가
짧고도 길어야 할,
도망가는 연인
목련꽃 지는 까닭
연꽃 못에 갔었네
색, 그리고 계
초경
엉덩이를 만지다
눈의 시인
희망
우문우답
멘델스존을 듣다
플로런스 젠킨스, 제 멋에 겨워 부르는 노래
직박구리의 귀
낡아도 좋은 것이 사랑뿐이랴
늙는 얼굴
판의 미로
제3부
드문 악기
불쌍하고, 불쌍하다
라라 파비안의 아다지오
오, 깜 보디아!
너의 돌팔매
물고기를 기억하라
잠자는 숲속의 미녀
더이상 로망은 없다
소리는 소리로써 이겨야 하는가
절반의 나무
더부살이
펜은 삽보다 가볍다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없다
벚꽃잎처럼
진양화원 옆에 사라패션
희망을 쓸 수 없는 시
촛불과 방패
21세기 시론
발문│장석주
시인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포도알 속에도 씨가 있다
이 작은 포도알 속에도
몇개의 딱딱한 씨가 들어 있다
이 물컹한 포도알 속에도
무너질 수 없는 어떤 결심인 양 씨가 들어 있다
입안에서 터지는 이 부드러운 포도알 속에도
그냥은 삼킬 수 없는 응어리라는 듯 씨가 맺혀 있다
이 달콤한 포도알을 굴리거나 누르며 지그시 씹을 때도
절로 생겨나 거저 여물 리 있겠느냐는 듯
난자이며 정자인 씨가 혀에 걸린다
손길만 닿으면 건들건들 떨어져내리는 포도알 하나에도
돌부리처럼 걸려 넘어지는 옥니박이 씨가 숨어 있구나!
포도알은 껍질이 벗겨지는 순간 깊고 아득한 목구멍 속으로 사라지지만
결코 그게 다가 아니라며 제 생의 응집들을 뱉어놓는다
포도알은 포도씨를 꼭 물고 있었다
포도씨는 포도알이 남기는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