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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6434786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6-02-10
책 소개
목차
그 밤에
너무 고마운 사람
만세, 하고 부르면
물 떨어지는 소리에
입에서 나오는 말
알아보고 눈치채는 마음
세상의 모든 아침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번역서 두권을 주문하는 김에 귤을 샀다. 지난달에 백두대간수목원을 방문하고 들은 이야기도 곧 원고로 정리해야 한다. 오늘은 원고지 다섯매를 썼는데 밤에 한번 더 보면서 다듬고 싶다.
오후 열시 이십삼분
계엄.
우리 자매가 다 십대였을 때 우리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누가 봐도 깜짝 놀랄 정도로 살벌하게 다퉜고 각자 생존만으로도 버거워 서로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때로 돌아가 미래에 너희가 정치인과 언론인 이름을 외워 말하고 정치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집회에 나간다고 귀띔한다면 우리 셋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삶이 이번 한번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미안한 일이 있으면 미안하다고 바로 말하고 고마운 일이 있으면 고맙다고 바로 말한다. 대화하고 서로를 살피고 눈치를 보고 우리만 아는 농담, 상흔이기도 한 농담을 아무렇게나 나눈다.
12월 3일, 국회가 계엄을 해제하고 새벽 네시 삼십분에 이를 때까지, 그리고 이후로 주말까지, 특수요원들을 동원한 국지전 위험이 있었다는 뉴스 보도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국지전을 일으켜 계엄을 정당화하고 장기 집권으로.
2024년 12월 둘째 주, 지금으로선 이름도 붙이지 못할 이 기간의 불안과 울분을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
감히.
혼란이 어느 정도 가시고 나니 이 말만 입속에 줄곧 서 있다. 감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