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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36462475
· 쪽수 : 315쪽
· 출판일 : 2006-07-10
책 소개
목차
간행사
조성기
통도사 가는 길
이문열
하구(河口)
금시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최시한
반성문을 쓰는 시간
이메일 해설 - 남효, 김인호
낱말풀이
책속에서
이제 삼십 년이 지나 어머니가 아버지를 전송했던 그 자리에 내가 억겁 인연처럼 서 있게 되었습니다. 세속적으로 이야기하면, 어머니의 인생은 여기 삼랑진 플랫폼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내 나이보다 열 살이나 어린 어머니가 이 자리에 외롭게 서서 시대와 인생에 대하여 느꼈을 두려움과 불안의 무게. 나는 여기에 와서야 비로소 어머니의 어깨를 짓누른 그 인생의 짐들을 환히 보는 듯 하였습니다. ... 햇빛은 나의 인식처럼 부드럽고 환했습니다. 저기 햇빛 너머로 기차가 달려왔습니다. - 조성기, '통도사 가는 길' 중에서
추억하기조차 가슴 서늘한 강진의 풍경 중의 하나는 그런 불면의 밤 내가 늦도록 배회하던 갯가의 둑길이다. 으스름한 달빛과 안개 자욱한 포구, 끝없이 출렁이는 갈대의 바다와 그 위를 스쳐 가는 바람 소리, 이름 모를 새들의 구성진 울음소리... 나는 그러한 것들 사이를 마치 몽유병자처럼 늦도록 거닐었다. 그리고 그때 나를 지배하는 것은 어두운 방 안에서의 번민과 고뇌 대신 울고 싶도록 철저한 외로움이었다. - 이문열, '하구' 중에서
살인자가 되고 싶어 살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살을 하기 위해 살아온 자살자가 없듯이. 나 역시 처벌을 받으려고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그런 불행한 결과들이 생겨나는 것일까?ㅡ나는 자꾸 따지게 된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한자리에서 맴돌며. 가난뱅이인 사람, 시험에 떨어진 사람, 좋아하는 여자와 결혼하지 못한 사람, 키가 작거나 얼굴이 못생긴 사람... 그들 모두가 스스로 원해서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런데 원치 않았더라도 그렇게 된 데에는 무엇인가 원인이 있었을 것이다. 하나 또는 여럿의, 자기 힘으로 어째볼 수 없거나 있는, 불행을 가져온 그 어떤 원인이. - 최시한, '반성문을 쓰는 시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