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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시론
· ISBN : 9788936471248
· 쪽수 : 359쪽
· 출판일 : 2007-01-31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제1부 우주적으로 쓸쓸하다
자식의 발자국을 되밟아가는 어머니처럼
시인이라는 것
뒤란의 빛 - 김태정,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
침묵으로 나누는 대화 - 여림, <안개 속으로 새들이 걸어간다>
면도날 위를 걸어가는 민달팽이 - 문성해 시인께
우리가 왔던 시간의 발자국 속에서
이미지라는 껍질에 대한 명상
아버지의 노래
가난은 함부로 말해질 수 없다
우주적으로 쓸쓸하다
제2부 시인을 찾아가는 길
견자(見者)와 날이미지 시 - 오규원
가장 어려웠던 날들의 수첩 - 이성복
꽃 보러 가는 길, 산경(山經) 가는 길 - 송찬호
행간에 성성함의 징검돌을 놓는 시인 - 고형렬
현실적 상징주의자 - 박주택
침묵과 파동, 그 영원한 빈집에서 - 최하림
고요하고 격렬한 잠의 균형 - 김기택
제3부 느끼는 것이 전부이다
시인의 원적지 - 미당의 시
그리다 만 미소 자국 - 이시영, '나를 그리다'
공명통 안으로 추락하기 - 박철의 시
부서진 날개 울음소리 - 나희덕의 시
느끼는 것이 전부이다 - 장철문, <산벚나무의 저녁>
늙은 풍경에 대한 관능, 혹은 샤머니즘 - 문태준, <수런거리는 뒤란>
떠난 자를 위한 노래 - 고운기, '소고(小鼓)'
누추함이라는 것 - 조정권, '책이 사치를 누리고 있다'
제4부 이 계절에 시를 읽는다
침묵과 생명
떠도는 낭만의 기호들
환상과 실재
상징이 되기 위한 몸짓들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느 비 오는 봄날이었던가. 술에 취해 집에 돌아오는데 살구꽃잎이 현관 유리문에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살구꽃잎에 있는 여리고 자잘한 붉은 핏기가 영진의 영혼처럼 마음을 파고들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절망 속에서 자신의 살을 떼어내어 시로 만든 그의 일생은 비 맞은 채 유리문에 붙은 살구꽃잎처럼 마음속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지금도 새벽이 가까운 시간이면 불현듯 전화벨이 울릴 것만 같다. 그리운 마음에 수화기를 집어들면 환청처럼 너 더러운 것 보기 싫어 내가 함게 살아주어야겠다"는 그의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릴 것 같다. 영진아, 한달만 같이 살자는 너의 청을 나는 석사논문을 써야 한다는 핑계로 매정하게 거절했었지. 그때 너는 아마 강가에 앉아 안개 속에서 새들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하루종일 살아야 한다는 근사한 이유 하나를 생각하고 있었겠지. 그 안개 속의 새가 내가 될 수 있었음을, 작은 희망이 될 수 있었음을 왜 나는 몰랐을까. - 본문 47~48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