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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종교문화
· ISBN : 9788936810733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15-10-10
책 소개
목차
서문
제5강 찬란한 이슬람 문명
페르시아와 비잔틴을 단번에 포용한 이슬람 l 이슬람 문명의 지식엔진 ‘바이트 알히크마’와 이슬람 르네상스 l 바그다드발 르네상스가 유럽에 전파된 경로 l 왕조, 왕국, 제국 l 아랍에서 꽃핀 학문 l 받아들이되 자기 것으로 만들다 l 우리 일상에 자리 잡은 이슬람 문화 l 이슬람과 커피 문화 l 유럽의 식민지 경영과 커피 플랜테이션 l 서구와 이슬람의 만남 l 유럽에 르네상스를 선물한 톨레도 l 유럽의 이슬람 연구
제6강 이슬람 극단주의의 기원
지배-피지배의 역사적 트라우마 l 십자군 전쟁으로 만난 이슬람과 서구 l 제1차 세계대전 패배와 오스만 제국의 종말 l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l 유대인의 역사와 중세 유럽의 박해 l 근현대 유럽 사회의 유대인 박해 l 후세인-맥마흔 비밀조약 l 밸푸어 선언과 사이크스-피코 조약 l 팔레스타인과 민족자결주의 l 홀로코스트의 배경 l 미국을 장악한 유대인 l 트루먼이 앞장선 이스라엘 건국 l 시온주의자들의 테러와 학살 l 끝없는 팔레스타인 분쟁의 시작 l
제7강 이슬람 문화와 비즈니스
오아시스의 생태계 l 낙타의 방정식 l 돼지가 금기가 된 이유 l 중동-아랍 문화의 특성 : 느린 시간 l 중동-아랍 문화의 특성 : 말하는 문화 l 아랍의 일반적인 관습 l 할랄 고기와 할랄 산업 l 유망한 중소 산업 분야들
제8강 이슬람, 테러 그리고 석유
리비아와 시리아 난민 문제 다이제스트 l 서구와 이슬람 그리고 석유 l 알 카에다의 실체와 성장 l 대테러 전쟁의 시작 l 아랍 민주화와 리비아, 시리아 사태 l IS와 테러 문제 l 석유의 발견 l 중동과 석유 l 카다피의 새로운 석유 정책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슬람의 기본 정신은 포용과 융합입니다. 지금의 이슬람과 전혀 안 맞죠? 이슬람이 만들어진 메카라는 곳은 문화적으로 축적된 하부 구조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뛰어난 종교적 열정이 있었습니다. 유대교와 기독교를 받아들여 업그레이드된 신학 체계를 만들었고, 군사력에서 갖는 우월감, 새로운 세상에 대한 선도적인 소명감, 조세 제도나 토지 공개념 같은 민생 정책, 게다가 개종을 하면 인두세를 면제해 주는 통치 기술까지 아주 단단한 용광로의 외관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메카라는 곳 자체가 원래부터 콘텐츠가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슬람 문화는 기본적으로 텅 비어 있는 용광로라고 보시면 됩니다. 문화적인 하부 구조를 빠른 시간 안에 만들려면 정복 전쟁을 하면서 정복한 지역의 문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태생적인 과제였습니다. 여기서 포용과 융합의 정신이 나옵니다. 이게 이슬람 문화의 특징입니다.
이슬람은 주변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자기화하는 데에도 성공했습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껍데기만 모방하면 생명을 잃고 언젠가는 변질되거나 사라졌을 텐데, 이슬람 세력은 받아들이되 자기화했습니다. 문명이란 것은 자기와 다른 생각과 가치가 섞여 어울리는 데서 발생합니다. 그 모순 속에서 새로운 창의성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동종 집단에서는 창의력이 생기기 어렵습니다. 완전히 다른 것들이 무한으로 섞일 때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문화가 생기는 겁니다.
요약하면 다양한 문화의 완전한 흡수와 융합 정신이 바로 이슬람 문화의 특징입니다. 이슬람의 특징을 쉽게 한 단어로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저는 ‘완벽한 잡탕 문화’라고 말하겠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문화는 잡탕일수록 우수합니다. 단일 문화는 고이고 썩어서 경쟁력이 떨어져 결국 오래 못 갑니다.
우리도 살다 보면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유리한 게 있으면 받아들이지 않습니까? 기술도 조금 앞선 것이 그렇지 못한 곳에 전파되면서 발전하잖아요. 그 변화의 물줄기를 차단하고 자기들끼리 고여 있으면 얼마 못 갑니다. 완전히 열고 과감하게 받아들여서 잘 녹여 낼 때 생명력이 자라납니다. 거기에서 문화적 역동성이 생깁니다. 이런 이슬람의 포용과 융합 정신이 천 년을 갑니다. 얼마나 길게 갑니까? 받아들이는 데는 귀재들이었습니다.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니까 포용과 융합이 이슬람의 기본 철학이 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지난 시간에 배웠죠? 메카에서 출발한 이슬람이 새로운 시대적 소명을 품고 300년간 사산조 페르시아와 비잔틴 제국의 틈바구니에서 시달리며 새로운 이념에 목말라하던 오리엔트 사람들을 향해 나아갑니다. 오른쪽으로 페르시아를 툭 치니까 한번에 무너졌습니다. 전쟁다운 전쟁도 못해 보고 그 큰 제국이 무너졌습니다. 고대 페르시아 때부터 축적돼 온 오리엔트 지역의 거대한 페르시아 문화가 고스란히 이슬람 용광로 속으로 들어옵니다. 이것이 첫 번째 포용입니다.
이제는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서쪽에 있던 비잔틴 제국을 툭 칩니다. 역시 비잔틴이 KO패 당하죠? 멸망하지는 않았지만 소아시아를 포기하고 콘스탄티노플로 쫓겨 갑니다. 콘스탄티노플 성벽은 3중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견고합니다. 이때부터 1453년 오스만 튀르크에게 함락될 때까지 800년간을 더 버팁니다. 그러나 비잔틴이 지배하던 오리엔트 지역은 이슬람에게 다 내줍니다. 유럽이 축적해 왔던 그리스 로마 문화와 지중해의 거대한 동로마 문화를 또 한 축으로 받아들입니다. 두 번째 포용입니다. 인류 역사상 이런 경우는 없었습니다.
(중략)
_ 제5강 <찬란한 이슬람 문명> ‘페르시아와 비잔틴을 단번에 포용한 이슬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