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7419553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3-04-1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9
1부 내 친구가 좋아해 줄 이야기
최민이 재밌어할 이야기 1 15
오래 달리기 할 때 떠오르는 이름 21
최민이 재밌어할 이야기 2 26
수색 33
최민이 재밌어할 이야기 3 37
어느 외로운 사람이 목격한 색채 43
사람에게 총을 겨누지 마세요 47
겨울 양말 51
노동요라는 소음 속에 55
최민이 재밌어할 이야기 4 60
2부 너와 나의 말발굽
자기 전 안녕 69
너와 나의 말발굽 72
언덕을 구르는 아이들 75
걷기의 시작 79
You be good. See you tomorrow. I love you. 83
우리가 아니라 시간이 빠른 거야 87
아직 알아 가고 있어요 104
인생의 프랙털 111
움직이는 좌표 118
선량한 사람들의 크리스마스 121
3부 나의 나 도슨트
빨간 물음표 127
즐거운 나의 시 134
내 시에 든 것 146
TMI 가득한 권민경의 일상과 유구한 종이책 152
어여쁜 혹들 163
초신성 166
나의 나 도슨트 172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 189
언니의 언니 195
501호 208
에필로그 211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느 날 문득 나는 최민이 재밌게 읽을 만한 소설, 읽고서 좋아할 만한 소설이 쓰고 싶어졌다. 갑자기 왜 최민이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추측해 보건대 나는 내가 읽었던 재미있는 소설들의 계보를 따라 올라간 것 같다. 그리고 처음 써 본 작품이면서 내게 충격을 주었던, 최민이 쓴 소설에 다다른 것이다.
나는 최민이 좋아하던 것들에 대해서 생각했다. 어설픈 정신세계를 공유하던 시절이 그리워졌다.
―「최민이 재밌어할 이야기 2」에서
최민이 좋아했으면 했던 소설은 그 후로 오랫동안 내 폴더 안에 잠자고 있었다. 늘 그렇듯 이야기는 뜻대로 써지지 않았다. 작품은 처음 쓰고자 했던 의도나 영감의 상태를 따라잡지 못하고 어딘가 구석에 쭈그려 앉는다. 내가 쓴 작품이야말로 양 볼이나 어깨에 잔뿌리를 잔뜩 매달고 태어났다. 괴상하기만 할 뿐인 이 글은 재미와 감동뿐 아니라 의미와 메타포도 없었다. 별 가치 없는 글일지 모른다. 하지만 어째서 모든 글이 가치를 가져야 하는가. 왜 쓸 때부터 지레 종이 낭비에 대해 걱정해야만 하는가.
내가 세상에 대해 의무를 다한다면, 그 반대로 의무를 다하지 않는 시간도 충분히 필요한 것 아닌가.
―「최민이 재밌어할 이야기 3」에서
공원 반대편으로 내려가는데 남자아이 세 명이 보였다. 아이들은 우리가 내려가려는 길 앞에 서서 가위바위보를 했다. 한 아이가 졌고, 진 아이는 그 자리에 길게 누웠다. 우리는 아이들을 지켜보았다. 대체 무슨 내기를 한 걸까?
길바닥에 누운 아이는 내리막길을 가로로 굴러 내려갔다.
우리는 웃고 말았다.
“언덕에 사는 아이들은 노는 법도 다르네.”
“그러게.”
―「언덕을 구르는 아이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