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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이탈리아소설
· ISBN : 9788937426292
· 쪽수 : 348쪽
책 소개
목차
나무 위의 남작 7
탄생 100주년 기념 해설_미궁에의 도전은 계속되어야 한다 _332
작가 연보 _341
책속에서
코지모 형은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굵은 나뭇가지가 갈라진 곳까지 올라간 다음 그곳에 걸터앉아 팔짱을 낀 채 다리를 흔들었다. 삼각 모자를 이마까지 눌러쓰고 고개를 푹 숙였기 때문에 움츠린 어깨만 보였다.
아버지는 창턱에 몸을 내밀었다. “거기 앉아 있다가 지치면 생각이 바뀔 거다.” 아버지가 소리쳤다.
“절대 바뀌지 않을 거예요.” 형이 나뭇가지에서 말했다.
“어디 두고 보자, 금방 내려오고 말걸!”
“절대 내려가지 않을 거예요!” 형은 그 말대로 했다.
코지모 형은 호랑가시나무 위에 있었다. 나뭇가지들이 사방으로 뻗어 땅 위에 높은 다리가 놓인 것 같았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었고 태양이 빛났다. 나뭇잎 사이로 해가 비쳐 우리는 코지모를 보기 위해 눈 위에 손차양을 만들어야만 했다. 코지모 형은 나무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 위에서 본 세상은 밑에서 보던 것과 완전히 달랐고 하나같이 재미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머니는 형이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어머니가 지켜보는 그 장소에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계속 망원경을 응시했다. 하지만 때로는 어머니의 생각이 틀렸음을 속으로 인정해야만 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망원렌즈에서 눈을 떼고 무릎 위에 펼쳐놓은 지적도를 살펴보았다. 어머니는 생각에 잠긴 듯 한 손을 입에다 대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아들이 가 있을 만한 지점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이를 때까지 지도의 부호들을 따라갔다. 그리고 각도를 계산한 뒤 나뭇잎들이 바다를 이룬 어떤 나무 꼭대기로 망원경을 돌리고 천천히 렌즈의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어느 곳을 지켜보든, 그녀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떠오르면 우리는 어머니가 그곳에서 형을 발견했고 형이 진짜 거기 있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