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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73227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19-08-23
책 소개
목차
두 방문객 7
작가의 말 207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더 자세한 확인을 위해 인터폰 모니터에 화면을 띄웠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다. 다각도 모양의 이모티콘을 누르자 두 방문객의 전신 화면과 후방 화면이 차례대로 떴다. 양손에 캐리어를 든 남자 뒤에는 여자가 서 있었고, 그 여자의 양손에는 케이크 상자와 와인이 들려 있었다. 아무래도 상운이를 찾아온 손님이지 싶었다. 그런데 죽은 아들의 생일을 기억하고 있을 만한 사람이란 대체 누굴까.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며칠 전까지는 저도 몰랐다고, 그런데 며칠 전부터 알게 돼 버렸다고 솔직하게 털어놔야 하나? 아니, 아니었다. 나는 그게 무엇인지 아직 모르지만 그걸 찾으러 왔을 뿐이다. 그리고 이 집에 아들 노릇을 해 주러 왔을 뿐이었다. 그러니 그 이상은 안 된다.
나는 어머니의 눈치를 살피며 이렇게 대답했다. “없어요. 그 이름은 저희도 상운이 사고 소식 듣던 날 처음 들었으니까요.”
우리의 대화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뭔가 공허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날과 다름없이 서로의 얘기에 집중하고 웃어 주고 반응해 줬지만, 동시에 뭔가 미묘하게 어긋나고 겉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 맞았다. 그때 내 신경은 온통, 그날 처음 만난 상운 씨에게 가 있었다. 나와 우리 앞에, 우리 모두의 감정을 뒤흔들 사람이 나타났음을, 나와 우리는 직감했던 것이다. 그날 내가 본, 스물아홉 살의 상운 씨는 무척 아름다웠다. 너무 아름다워서 불안했고, 불안해서 더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그날의 상운 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