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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37832048
· 쪽수 : 255쪽
· 출판일 : 2007-09-10
책 소개
목차
봄이여 오라
작은 갈색 병
이사오 오설리번을 찾아서
수련
어느 영화의 기억
피크닉 준비
국경의 남쪽
오디세이아
도서실의 바다
노스탤지어
작가 후기
작품 일람표
옮긴이의 말 - 열 가지 맛 온다 리쿠
리뷰
책속에서
소녀는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보이고는 몸을 홱 돌려 창가로 가버렸다. 갑자기 가슴이 쓰렸다. 왜지? 왜 이런 사소한 일로 가슴이 쓰리지? 나쓰는 소녀의 뒷모습을 본다. 나는 상처를 입지 않았다. 이런 일로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 이상하다. 어차피 자기가 아는 사람이 모두 자기를 좋아해 줄 수는 없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소녀의 감색 뒷모습은 창가에 차갑게 자리하고 있었다. 마치 늦가을의 햇살처럼 거부하는 것처럼 보였다. - '도서실의 바다' 중에서
꼼꼼하게 화장한 얼굴에서는 청결함이 느껴지고 이목구비 자체도 나쁘지 않지만, 표정이 빈곤한 탓에 굳이 말하자면 쓸쓸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눈앞에서 사라지면 곧바로 잊어버릴 타입의 얼굴이다. 화장실로 들어가려고 그녀 뒤를 지나갈 때, 그녀의 코트에 커다란 핏자국이 튀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울 속의 그녀가 나의 시선을 깨닫고 흠칫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코트 자락을 내려다보았다. 핏자국에 손가락을 댄다. 화장실 문이 닫힌 순간, 나는 속으로 헉 소리를 질렀다. 거울 속의 그녀는 웃고 있었다. 자기 손가락에 묻은 피를 보고 웃고 있었던 것이다. - '작은 갈색 병' 중에서
이상하다. 나는 왜 이렇게 괴로울까. 왜 좋아해 마지않는 와타루가 원망스러울까. 왜 이 사랑스러운 소녀가 밉살스러울까. 나는 맛이 느껴지지 않는 스튜를 뜨며 필사적으로 그 답을 찾고 있었다. 이상하다. 이런 것은 공평하지 않다. 시선이 느껴졌다.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것처럼 요염하게 미소 짓는 그 여자의 시선이. 여자는 나의 표정을 음미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즐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래, 그녀는 눈치 챈 것이다. 내가 지금 무척 '더러운 여자애'가 되어 있다는 것을. - '수련'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