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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세계패권과 국제질서
· ISBN : 9788946070103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1장 탈냉전기 미국 대전략: 패권전략 논쟁의 역사적 개관
2장 단극 시대의 논리: 냉전의 종언과 미국의 국가안보전략, 1991~2000
3장 부시의 전쟁: 9·11테러와 부시 독트린
4장 부시의 실패: 이라크 전쟁과 변환외교
5장 오바마의 전쟁: 대침체와 대테러전쟁의 해체
6장 오바마의 한계: 미국의 자본주의·민주주의·패권의 삼중 위기
7장 트럼프의 반란: 미국 우선주의, 백인 우선주의, 트럼프 우선주의
저자소개
책속에서
탈냉전기 미국의 전략가들은 냉전 시대의 안정성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봉쇄정책이 항상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었고, 안보의 요청이 미국 민주주의의 헌정 질서와 자본주의의 안정적인 운영과 항상 조화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안보, 민주주의, 자본주의 각 영역 내부의 정책 혹은 노선 투쟁과 세 영역 사이의 긴장과 모순이 냉전의 정상 상태에 가까웠다. 문제는 트루먼 정부에서부터 불거졌다. 한국전쟁 초기 트루먼 정부는 두 개의 전략, 즉 북한군을 38도선 이북으로 축출하고 전쟁 이전의 상황을 복구하는 제한전쟁과 한반도에서 공산주의를 완전히 괴멸시키는 롤백(rollback) 전략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봉쇄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서유럽과 일본의 경제 재건은 미국 경제의 상대적 쇠퇴와 맞물리면서 이들 동맹이 미국의 안보 제공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이 금 태환 중지 이후에도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따른 특혜를 누리고 있는 데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이 시혜적 패권에서 약탈적 패권으로 변모했다는 비판이 부상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압도적 지위는 역사적 예외로서 미국 경제의 상대적 쇠퇴는 필연적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의 상대적 이득을 확보하는 개별 국가 차원의 국익과 세계자본주의체제의 안정적 관리라는 패권국가의 과제는 상호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한반도의 기대는 온전한 민족국가의 수립이라는 근대 세계에 속한 것인 데 반해, 미국의 패권전략은 민족국가체제의 혁명적 변화, 즉 탈근대 세계의 전망에 기반을 둔다. 미국법의 국제적 적용을 중심으로 한, 시장경제의 원활한 작동을 명분으로 하는 지구적 법적·제도적 장치에 대한 미국 패권전략가들의 강조는 통일 한국의 생존 조건이 통일 한국을 향한 근대적 열망으로 준비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우려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발전모델이 외환위기를 계기로 전면적으로 부정된 경험을 비춰볼 때 결코 기우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한미 간의 현안뿐 아니라 한반도의 미래를 규정할 수도 있는 미국 패권의 장기적인 전망에 대한 연구도 소홀히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