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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정치학 일반
· ISBN : 9788946075733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25-03-30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제1장 ‘지역보건의료’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제2장 지역보건의료 방법론
제3장 지역 불평등과 정치경제
제4장 지역보건의료의 조건
제5장 건강과 보건의료, 사회적 결정요인
제6장 지역보건의료 체계, 정책, 사업
제7장 지역보건의료 거버넌스
제8장 주민참여
제9장 지역보건의료 ‘개혁’의 방향과 전망
제10장 지역으로부터의 개혁
저자소개
책속에서
한국에서 지역 개념이 정부나 행정체계와 연관된 것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 또한 엄밀하지 않고 관행에 따른 용법이지만, ‘지역’은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를 ‘지방’은 광역자치단체인 시·도를 가리킬 때가 많다. 이러한 지역 개념을 정부나 행정이 전유할 때 지역 개념의 국가화, 정부화, 행정화 현상이 나타난다. 즉, 주민이나 지역사회를 포함하는 공동체 개념과 달리 지역은 국가와 정부 내부를 대표하거나 설명하는 쪽으로 기울어진다. ‘지역보건법’이라는 법률 이름에서 한국어의 공동체나 영어의 ‘community’를 감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공동체는 말할 것도 없고 지역보건법과 지역사회를 연결해서 생각하기도 쉽지 않다.
국가 수준이든 지역 수준이든 한국 보건의료의 ‘자본주의화’를 논의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제도이자 정책이 ‘국민건강보험’이다. 흔히 한국 의료의 공공성을 증명하는 핵심 근거로 동원되는 이 제도가, 공공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시장과 자본주의 원리의 핵심 요소라는 주장에 대해 반론 또는 반감이 있을 수 있다. 물론, 의료 이용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국민건강보험이 공적 제도이고 따라서 공공성을 포함한다는 것은 분명하나, 이런 의미의 공공성은 국민건강보험이 의료 이용뿐 아니라 의료 ‘생산’의 토대이자 틀이라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는다. 공공성이 유/무의 이분법적 개념이 아니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자본주의체제와 시장원리에 기초한 국민건강보험의 성격을 엄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역 불평등의 구조는 분명히 다중적, 다면적, 다차원적이지만, 여러 사회적 불평등이 공간적으로 실현되고 드러나는 것으로만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복잡계 이론과 시스템 사고를 활용하면 복잡한 상관관계를 좀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하나, 구조와 메커니즘을 하나의 종합적, 총체적 현상과 경험으로 연결하기는 쉽지 않다.
어떤 관점에서 보든, 지역 불평등의 핵심 요인은 경제적 불평등이다. 예를 들어, 경제적 불평등은 어떤 지역주민의 삶을 결정하고,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한다. 불리한 지역의 인구는 정체 또는 감소하면서 생산과 소비를 비롯한 경제적 기반이 취약해진다. 총체성, 관계성, 형태발생론적 접근 등과는 관점이 다르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에 격차와 불평등이 발생하는 다차원과 복합적 경로는 <그림 3-1>과 같은 ‘인과순환 구조’로 나타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