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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46418080
· 쪽수 : 472쪽
책 소개
목차
전편 《유령여단》 줄거리 | PART 01 | PART 02 | PART 03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로아노크의 간단한 배경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로아노크의 적도 둘레는 만 삼천 킬로미터에 조금 못 미칩니다. 지구나 피닉스보다는 크지만, 연맹에서 가장 큰 개척행성이라는 칭호를 쥐고 있는 중궈만큼 크지는 않지요.” 이 말에는 중궈에서 온 기자들의 억지스러운 환호와 웃음소리가 뒤따랐다.
“그 크기와 구성을 보면 이 행성의 중력은 피닉스보다 10퍼센트 무겁습니다. 여러분들 대부분은 내려가면 체중이 1, 2킬로그램 불어난 느낌을 받을 겁니다. 대기는 흔히 보는 질소―산소 혼합물입니다만, 이례적으로 산소 비중이 높습니다. 30퍼센트에 가깝지요. 그 차이 역시 바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룽의 시체 쪽으로 걸어갔다. 피투성이였다.
“뭐가 보이는지 말해 봐.”
제인의 말에 나는 허리를 굽히고, 냉정하고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먹혔군.”
“내가 마르타와 다른 사람들에게 한 말도 같아. 당장은 그들이 그렇게 믿었으면 하니까. 더 자세히 봐.”
나는 얼굴을 찌푸리고 다시 시체를 보며, 내가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알아보려 했다. 그 순간 보였다. 몸이 차가워졌다. / “빌어먹을.” 나는 말하고 룽에게서 뒷걸음질 쳤다.
제인은 나를 뚫어지게 보며 말했다.
“당신에게도 보이지. 룽은 먹힌 게 아니야. 도살당했어.”
작동한 폭탄은 산탄총처럼 반물질을 선체에 발사하여, 반물질이 가장 효율적인 물질―반물질 소멸 현상을 일으키게끔 표면에 넓게 퍼뜨렸다. 반물질은 아름답고도 끔찍하게 작용했다. 나는 이 내용 중에 상당수를 훨씬 나중에, 다른 상황에서 알았다. 하지만 가우 장군과 함께 있을 때도 이 정도는 알고 있었다.― 로아노크는 결코 전통적인 의미의 개척지가 아니었다는 것. 로아노크의 목적은 결코 인류에게 다른 보금자리를 주는 것도, 우주에서 우리의 범위를 넓히는 것도 아니었다. 로아노크는 저항의 상징으로, 시간을 벌어주는 도구로, 우주를 바꾸려는 꿈을 품은 존재를 꾀어내어 그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 꿈을 박살내기 위한 함정으로 존재했다.
말했듯이, 시간과 의지만 있다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있었고, 의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