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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46421875
· 쪽수 : 308쪽
책 소개
목차
( 10 ) 녹차와 오니기리
( 16 ) 끄트머리 빵, 크누스트와 셰르츨
( 23 ) 베트남 쌀국수와 꽃다발을 넣은 기차역
( 29 ) 200그램의 행복
( 35 ) 겨울에 가까운 단어, 오렌지
( 42 ) 부엌, 날것과 익힌 것의 역사
( 48 ) 완두콩 프로젝트
( 55 ) 한 아이 당, 뇌 한 개씩
( 61 ) 파에야의 관용
( 67 ) 내 사랑 린다, 린다, 린다
( 73 ) 내 일상에도 단단한 밀크스톤 하나
( 79 ) 손을 쓰는 일
( 85 ) 다크초콜릿 처방전
( 90 ) 양배추, 가장 독일적인
( 97 ) 음식과 철학 그리고 독일식 감자부침개
( 103 ) 닭과 인간에 관하여
( 111 ) 온 우주를 담은 차 한 잔
( 116 ) 피시 프리스트를 아시나요?
( 123 ) 영화 촬영 현장의 간식 시간
( 129 ) 두부를 위한 변명
( 136 ) 놀이하는 인간, 놀이하는 문어
( 143 ) 일본의 아스피린, 우메보시
( 148 ) 괴테와 나폴리, 그리고 피자
( 155 ) 커피를 마시며 생각한 것들
( 161 ) 깨끗한 음식, 깨끗한 몸, 깨끗한 정신
( 168 ) 위로의 맛, 포리지
( 174 ) 내 친구의 이름은 ‘콜라비’
( 180 ) 국수의 심오함
( 186 ) 층층이 쌓은 행복처럼, 바움쿠헨
( 191 ) 녹색의 황금, 아보카도
( 197 ) 추억의 자두 케이크
( 203 ) 죽음과 고기와 불
( 210 ) 오, 나의 영원한 헤르만!
( 216 ) 리벡 마을의 배 할아버지
( 224 ) 일요일 아침, 연어 크림치즈 베이글
( 230 ) 감바스의 복수
( 237 ) 한겨울의 노스탤지어
( 243 ) 붉은 수박 그리고 프리다 칼로
( 250 ) 무해한 엘더베리
( 255 ) 느슨한 채식주의자를 위하여
( 262 ) 완벽한 브레첼을 찾아서
( 267 ) 그 많은 송아지는 다 어디로 가는 걸까
( 273 ) 아무튼, 파슬리
( 278 ) 풋내기의 호박씨기름 탐험기
( 284 ) 나베모노와 거실 캠핑
( 291 ) 석류와 평화
( 295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아주 약간의 우아함
( 301 ) 효모가 우리 일상에 거는 주문
리뷰
책속에서
이 집에서 지내던 어느 날, 쇼핑을 하려고 슈퍼마켓에 갔던 나는 마르고 눈이 어두운 한 노인이 물건 값을 치르는 걸 도와주었다. 그는 근처에 있는 그의 작은 아파트로 나를 초대했고, 나에게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지 물었다. 내가 머뭇거리며 그렇다고 말하자, 그는 그 자리에서 바로 나를 비서로 삼고 피델 카스트로에게 보내는 편지를 받아 적게 했다. 편지에서 노인은 쿠바의 오렌지 가격에 관해 논하며 무조건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친 사람이 아니었다. 이미 70년대에 쿠바를 여행하며, 토지개혁을 장려했던 저 유명한 무정부주의자 아우구스틴 소치(Augustin Souchy, 1892.8.28~1984.1.1)였다. 내가 피델 카스트로에게 오렌지와 관련된 편지를 쓰는 동안 그는 물구나무를 섰다. 그는 90세였다. 물구나무를 선 동안 오렌지를 올바로 먹는 법에 관한 스페인 격언을 들려주었다. ‘아침 오렌지는 금, 점심 오렌지는 은, 저녁 오렌지는 죽음.’
우리 모두에게 뇌 요리는 색다르면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음식으로 남아 있다. 지금 생각해도 믿기 어렵다.
정말로 네 명의 아이를 위해 송아지의 뇌가 네 개나 있었다고? 우리는 1 곱하기 1은 1도 모르는 송아지 뇌를 냠냠 짭짭 맛있게 먹으면 송아지의 뇌와 비슷해진다고 생각했다. 그럼 송아지는 그 회색빛의 작은 뇌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언젠가 자기 뇌가 접시에 올라 우리 앞에 놓이게 되리라는 것은 확실히 아니었을 거다!
이 무질서와 엉망인 세계의 유일한 출구는 결국, 똘레랑스(관용)임을 터득하게 된다. 그러니까 우리가 함께 식사하며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누군가 그 이야기들을 듣는다면 이 세계는 관대함을 잃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어쩌면 스페인이 유럽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낯선 사람에게 관대한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나는 감히 말하건대, 그건 파에야 때문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