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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47549103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3-08-28
책 소개
목차
제1장 오우치 카페-카라
제2장 오징어먹물-미키코
제3장 돈가스인가, 카레인가?-사토코
제4장 러브애플-아유미
제5장 비화낙화-지에코
제6장 수국 파티
오우치 카페 카레 레시피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가늘고 긴 주둥이가 달린 포트로 뜨거운 물을 부었다. 한 방울 또 한 방울, 유리 서버에 물방울이 떨어졌다.
“커피를 안 마시면 하루가 시작되질 않아.”
아빠는 입버릇처럼 말했다. 어린 시절에는 커피를 마시는 게 고역이었다. 어른들은 어떻게 이렇게 검고 쓴 것을 맛있게 마시는지 정말 신기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아침마다 커피 한 잔을 빼먹지 않고 마시게 됐다.
호박색 물방울이 깨끗하게 다 떨어졌다. 서버를 흔들면서 마음속으로 외쳤다.
‘맛있어지게 해주세요.’
청자색 컵 두 개. 까만 테두리와 잿빛 테두리 각각에 커피를 따르고 거실로 이동했다. 내닫이창에 놓아둔 액자 속 아빠와 눈이 마주쳤다.
_제1장 오우치 카페-카라
눈을 감았다. 지금은 밀려왔다가 돌아가는 파도 소리에 집중해보자. 유이가하마 해변의 파도는 온화했다. 바짝 다가오듯이 가까이 와서 무언가를 얻었다는 듯 조용히 물러났다. 옛날에 카라네 아빠가 말했다.
“아무 생각 안 해도 돼. 마음이 버거울 때는 그냥 파도 소리를 듣는 거지. 가마쿠라의 바다는 늘 다정하거든.”
눈을 감았다. 지평선 위의 오렌지가 짙어져 하늘에 번져갔다.
_제2장 오징어먹물-미키코
아침 인사가 회전음에 지워졌다. 재킷을 벗고 에이프런을 하고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섰다. 오른쪽 안에 있는 로스팅기 앞에 사각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남자가 배기 댐퍼를 열고 있었다.
탁 타닥 하는 크랙 소리가 가로로 긴 공간에 울려 퍼졌다. 드럼의 온도가 올라가 원두가 튀기 시작한다는 신호다. 이걸 ‘1차 크랙’이라고 부른다고 엊그제 막 배운 차였다. 크랙 음은 원두의 개성이었다. 연주하는 음악은 원두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했다.
_제4장 러브애플-아유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