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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49718422
· 쪽수 : 519쪽
· 출판일 : 2023-07-01
책 소개
목차
에마… 9
제인 오스틴 생애와 작품세계… 503
책속에서
그녀는 상황을 부분적으로만 알 때 얼마나 많은 이들이 판단 착오를 하고 스스로 똑똑하다고 여기면서 실수를 저지르는지, 그런 즐거운 생각에 잠겨 발걸음을 옮겼지만, 한편으로는 형부가 자기를 상황 파악을 못해 충고가 필요한 무지한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해리엇은 끝없이 눈물을 흘렸고, 그 슬픔에는 아무런 꾸밈이 없어 에마가 보기에 어떤 품위 있는 행동도 이보다 더 고귀해 보일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에마는 해리엇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성을 다해 위로하고 이해하려 애썼고, 그 순간만큼은 해리엇이 그녀보다 훨씬 더 훌륭한 사람이라고 확신하면서, 해리엇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 어떤 천재나 학식 있는 사람을 닮는 것보다 더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에마는 3개월이나 되는 오랜 기간 동안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게 전혀 반갑지 않았다. 원하는 것보다 항상 더 하는데도 항상 부족하게 받아들여지는 그런 상황 말이다. 에마가 왜 제인 페어팩스를 좋아하지 않는지는 실로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일전에 나이틀리 씨가 한 말에 따르면, 에마가 제인 페어팩스에게서 자신이 되고 싶은 훌륭한 젊은 여성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당시엔 그 말에 강하게 반박했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그 지적에는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 일부 담겨 있었다. 하지만 에마는 제인 페어팩스와 결코 친해질 수 없었다. 에마는 제인 페어팩스에게서 결코 좁혀질 수 없는 차가운 거리감이 느껴졌다. 좋은지 싫은지 절대로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무심함, 게다가 그녀의 이모 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말이 많은지! 사실 제인 페어팩스에 대해 다들 수선을 피워대는 것부터 마음에 안 들었고, 동갑이라는 이유만으로 둘이 서로 아끼는 절친한 사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런 것들이 에마가 제인 페어팩스를 싫어하는 이유의 전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