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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49719788
· 쪽수 : 382쪽
· 출판일 : 2025-06-01
책 소개
목차
귀향… 13
마을의 소문… 19
잉글사이드 아이들… 35
목사관 아이들… 45
지붕 밑의 영혼… 59
메리, 목사관에 머물다… 79
물고기 사건… 87
미스 코닐리아, 나서다… 98
우나, 나서다… 110
대청소… 125
무서운 발견… 135
해명과 도전… 142
언덕 위의 집…154
앨릭 데이비스 부인의 방문…168
여러 소문…181
앙갚음…193
승리, 또 승리…211
메리 밴스, 흉한 소식을 전하다…226
오, 가엾은 애덤이여…234
페이스, 벗을 사귀다…240
차마 할 수 없는 말…248
세인트 조지는 알고 있다…261
바른 생활 모임…270
충동적 자선…287
맨발과 양말…297
발상의 전환…308
성가 음악회…318
금식일…324
무시무시한 이야기…331
돌담 위의 유령…337
칼의 속죄…344
두 고집쟁이…351
매질보다 더한 벌…361
우나, 언덕 위의 집을 방문하다…369
오라, 피리 부는 사나이여!…378
책속에서
하늘이 풋사과색을 띠던 산뜻한 5월의 어느 저녁 무렵이었다. 살짝 어두운 해안 사이에 들어앉은 포윈즈 항구의 수면에는 황금빛 서녘 하늘에 떠 있는 몇 조각 구름이 비치고 있었다. 설레는 봄인데도 시름에 젖은 바다는 모래톱에 와 닿을 때마다 서글픈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쾌활한 익살꾸러기 같은 바람은 황톳길을 따라가며 신나게 노래하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천사 같은데, 보통 심한 말썽쟁이가 아니에요, 사모님. 지난주 밤에 하루 목사관에 갔는데 마침 제임스 밀리슨 부인이 와 있었어요. 계란 12개들이 한 줄이랑 양철통에 든 우유를 가지고요. 통이 아주 작긴 했지만요, 사모님.
페이스가 그걸 받아서 지하실로 내려가다가 거의 다 내려왔는데 계단에 발이 걸려 넘어져서 우유랑 계란을 들고 맨 밑바닥까지 굴렀어요. 어떻게 됐는지 짐작되죠, 사모님.
그런데도 그 아이는 웃으면서 올라오더니 ‘내가 지금 페이스인지, 커스터드 파이인지 나도 모르겠어요!’라고 하는 거예요.”
앤은 별이 하나둘 뜨기 시작한 초저녁 하늘 아래 베란다 층계에 앉아 옛날과 다름없이 꿈속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오늘로써 백 번째로 포윈즈 항구의 달돋이의 아름다움에 새삼스레 취해 마냥 행복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