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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50993818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1-04-15
책 소개
목차
1. 맹렬한 공격·23
2. 지옥·29
3. 크다는 것의 의미·39
4. 새로운 결심·49
5. 탑·55
6. 용의 눈물·64
7. 뭔가 다가오고 있다·73
8. 하늘을 나는 거머리 떼·80
9. 빛·87
10. 미스터리·99
11. 그림자의 그림자·105
12. 귀중한 한 입 거리·110
13. 어둠의 가닥·114
14. 어둠에서 빛나는 안개·120
15. 본능·128
16. 날개·136
17. 시커먼 틈·140
18. 숨어 있는 문·153
19. 발견·162
20. 연결·172
21. 선택·179
22. 외눈박이 키클롭스·186
23. 공격·192
24. 우리가 사랑하는 세상·200
25. 멀린의 딜레마·206
26. 모래알 하나·217
27. 희한한 비상·227
28. 세 가지 선물·234
29. 새로운 빛·244
30. 사소한 부탁·251
에필로그·258
책속에서
리타 고르의 충혈된 눈이 분노로 이글이글 타오르며 늪지를 이리저리 찾아보았다. 하지만 두 작은 인간은 저 아래 어두컴컴한 웅덩이 안에 있었다. 짙은 연기에 쌓여 있어서 눈에 띄지 않았다. 트롤은 분노로 울부짖으며 자신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자신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아발론의 정복을 완수하는 걸 막고 있는 줄을 잡아당겼다.
어둠의 줄은 다시 한번 고동치며, 마지막 힘의 방울을 리타 고르의 몸으로 밀어 넣었다. 이윽고, 즉각, 줄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시커먼 어둠의 불꽃이 줄을 따라 터지며, 안개 속에서 씩씩 탁탁 타올랐다. 별 사이의 텅 빈 공간까지 쭉 뻗어 있던 줄이 모조리 허물어졌다. 허공에 걸려 불길하게 타오르는 시커먼 불꽃은 가느다란 흔적만 남았다.
리타 고르는 승리의 포효를 내질렀다. 드디어 완전히 자유로워졌다.
이들이 자기 주인의 움직임을 지켜보기는 쉬웠다. 유령의 늪에 짙게 배어 있는 어둠에도 불구하고, 둠라가는 눈에 잘 띄었다. 몸에서 빛이 나거나 무슨 빛을 내뿜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충혈된 눈 하나에서 이따금 나오는 불빛을 제외하고는. 그 불빛은 너무 강력해서 몇 초 동안 늪지 전체를 붉게 물들이기는 했다.
오히려, 둠라가가 늘 눈에 띄었던 건 깊은 어둠을 내뿜고 있었기 때문이다. 근처의 그 어떤 것보다 더 어두웠다. 왜냐하면 둠라가는 아주 오래전 공간의 완전한 어둠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형체는 빛으로 규정되는 게 아니라…… ‘빛의 완전한 부재’로 규정되었다. 이 괴물의 살가죽은 밤처럼 어둠이 꽁꽁 모여 이루어졌다.
하늘의 짙은 그림자가 이마를 가렸다.
“좋아, 이제 하늘을 날 시간이야.”
바질가라드는 선언했다. 이 말을 다시 할 수 없으리라는 걸 알았다.
이윽고 두 날개를 활짝 폈다. 어찌나 넓은지 전쟁터를 다 덮을 정도였다. 커다란 입을 앙다물고 다리에 힘을 주어 하늘로 도약할 준비를 했다. 만냐는 바로 뒤에서 따라올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죽음은 곧 다가올 것이다. 바질가라드는 발톱을 잔디밭 깊숙이 찔러 넣으며 하늘로 튀어 오르려 했다.
“그럴 필요 없어, 친구.”
용은 깜짝 놀랐다. 이윽고 휙 몸을 돌렸다. 그 목소리! 설마?
분명, 오랜 친구를 마주하고 있었다. 자신보다 더 많은 모험을 겪은 사람이었다. 깜짝 놀라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었다.
믿기지 않는 눈초리로 그 친구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안녕, 멀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