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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52129468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0-06-30
책 소개
목차
발간사 / 이재영
서설 / 정병설
[인간의 정체성]
인공지능과 인간-‘두 문화’의 공존을 위하여 / 나수호
복제인간의 전사-데카르트에서 켐펠렌까지 / 이영목
원효에게 인간을 묻다-중생과 보살 / 남동신
누가 인간이고, 인간이 아닌가-‘인간’의 경계: 유럽 유대인의 경우 / 최윤영
[인간의 영혼과 의식]
인간은 종교적인 존재인가-세속적 신비주의 / 성해영
영혼은 어디에 있나-고대 그리스의 인간 / 김헌
인간은 왜 꿈을 꾸는가-체르니솁스키와 도스토옙스키의 논쟁 / 변현태
[인간의 욕망과 좌절]
부귀의 지향과 억압-중세의 청빈에서 근대의 부로 / 주경철
인간의 몸은 어떻게 재현되는가-엘 그레코와 누드 / 박정호
행복 감응력-멜랑콜리와 에로스 / 손영주
[인간의 본성과 자격]
선악과 인간 본성-맹자의 사고실험 / 이정환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가-도덕적 존재의 조건 / 이석재
법 앞의 인간-‘법적 주체’와 ‘사람’ 사이 / 김도균
언어를 통해 본 인간의 창조성 / 권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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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으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 우리는 자신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지만, 언제나 아무런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흐지부지 생각의 문을 닫게 된다. 이런 질문을 단단히 각오하고 끈질기게 던진 철학자 데카르트도 결국 생각하고 있는 자기 자신만을 볼 뿐이었으니 애당초 정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그러나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한 이 질문을 계속 되뇌지 않을 수 없다.
소크라테스는 평소에도 호메로스나 헤시오도스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그들이 하데스를 너무 나쁘게 그려서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고 어떻게든 연명하려고 애쓰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전쟁에 나가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싸우는 대신, 어떻게 해서든 목숨을 부지하려고 비겁한 행동도 서슴지 않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래서 그가 『국가』에서 그리는 ‘아름다운 나라(kallipolis)’에서는 죽음의 공포를 조장하는 시를 짓는 시인들을 추방하려고 단단히 벼르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파이드로스』에서는 철학자의 순수하고 정결한 영혼이 이데아의 세계로 높이 날아오르는 신비로운 장면을 그려 내기도 했다. 그 영혼이 이 세상을 떠나서 가게 될 저세상은 호메로스의 ‘안 보이는’ 하데스와는 달리, 지하가 아니라 천상에 있으며 빛과 진리로 충만하며 영원하고 나를 진정 나이게 하는 세계다. 그러니 철학을 통해 정화된 영혼이 육체의 멍에와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상태로 그곳에 올라가려는 순간, 왜 그것을 마다하며 피하겠는가. 소크라테스는 그렇게 죽음을 피하지 않고 독배를 마셨다.
가난한 자가 복을 받을 것이며,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믿던 사회에서 부의 추구를 정당하고 또 소망스럽게 바라보는 사회로 어떻게 이행해 갔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세에 빈곤의 찬미란 정확히 어떤 의미였는가를 물을 필요가 있다. ‘실생활’에서 빈민과 걸인은 정말로 존경받았는가? 그렇지 않다. 빈곤 자체가 덕목이나 성스러운 것은 아니었고, 실제 빈민들은 흔히 악의적이고 경멸적인 취급을 받았다. 성스러운 빈곤이란 영적인 덕목일 뿐이었다. 이념적으로만 ‘마음이 가난한’ 자를 존경했던 것이다. 찬미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자발적 빈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