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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 장군 이순신](/img_thumb2/9788952231475.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중기(임진왜란~경종)
· ISBN : 9788952231475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15-05-28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이순신 그리고 가족
철저한 원칙주의
이순신과 원균의 불화
승리의 비결
후세의 평가
이순신에 대한 오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
부록: 충무공 이순신 연대표
저자소개
책속에서
1597년 10월 14일
밤 두 시쯤 꿈에 내가 말을 타고 언덕 위로 가는데 말이 발을 헛디뎌 냇물 가운데 떨어졌다. 하지만 쓰러지지는 않고, 막내아들 면이 끌어안고 있는 것 같은 형상이었는데 그때 마침 잠을 깼다. 이게 무슨 징조인지 모르겠다. 저녁에 어떤 사람이 천안에서 와 집안 편지를 전했다. 봉한 것을 뜯기도 전에 뼈와 살이 먼저 떨리고 정신이 아찔하여 어지러웠다. 대충 겉봉을 뜯고 둘째 아들 열이 보낸 편지를 보니, 겉에 ‘통곡(痛哭)’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어 면이 전사했음을 짐작했다. 어느새 간담이 떨어져 목 놓아 통곡 또 통곡하였다. 하늘이 어찌 이다지도 인자하지 못한가! 간담이 타고 찢어지는 것 같다. 내가 죽고 네가 살아야 이치에 맞거늘 네가 죽고 내가 사니 이런 어그러진 이치가 어디 있는가. 천지가 캄캄하고 해조차 빛이 변했구나!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부터 이순신은 이렇게 군기 확립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자칫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괜한 짓을 한다고 오해를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가 ?난중일기?에 남긴 기록들은 수사(水師)로서의 임무에 완벽하게 철저한 모습을 보여준다.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모든 것을 규범대로 수행하는 소위 ‘FM 군인’이었던 셈이다.
이순신이 이렇게 처벌을 가한 횟수는 난중일기 전체를 통틀어 총 백 회가 넘는다. 상황이 이러니 원칙대로 엄격한 형벌을 가하는 이순신을 원망하는 백성들 또한 많았다.
그러다 이순신이 원균에 대해 직접적인 미움을 드러내는 계기가 된 사건이 벌어진다. 1593년 2월 22일의 일이다. 이날 제포 전투에서 이순신이 이끈 연합 함대는 도망가는 왜 수군을 쫓아가다 아군의 함선 두 척이 좌초되는 바람에 적에게 역습을 당해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아군의 위기를 보고도 경상우수영 소속 좌위장과 우부장은 못 본 체하고 끝내 구해주지 않았다. 전황을 지휘하면서 그 광경을 목격한 이순신은 경상우수영의 태도를 보고 매우 괘씸해했고, 아울러 그 원인이 원균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경상우수영 수군을 총괄하는 원균이 평소 자기 휘하 부대의 관리를 잘했다면 그들이 아군의 위기를 보고도 외면하는 일은 없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