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고대~고려시대 > 한국고대사 > 한국고대사 일반
· ISBN : 9788952233745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16-04-3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4
오돌또기 7|두루붕이 형제 18|말 못 하는 아내 30|곰보색시 34|무쇠철망 40|녹일국 정명수를 찾아서 45|어린 신랑과 복주머니 56|정승댁 외동딸 62|영리한 굴묵하니 66|황지네를 물리친 거지 73|두꺼비의 사랑 79|이순풍과 여우 이야기 86|혼령과 결혼한 선비 95|봉사와 앉은뱅이 98|녹핀영감 104|죽었다 산 사람 110|병둥이 이야기 119|노루 때린 막대 130|천년서 134|은혜 갚은 쥐 158|욕심 센 영감과 쥐 163|쥐가 사람 된 이야기 168|은혜 갚은 뱀 172|모관 양반 이야기 177|칠성부군 193|동지섣달 백련화야 198|어떤 열부 204|저승 갔다 온 사람 이야기 210
저자소개
책속에서
상선은 일본 오사카에 도착하였다. 오사카에는 김복수처럼 안남이나 여인국에 표류되었다가 상선을 타고 온 사람들이 여럿 있었고 제주 출신 잠녀들과 어부들도 많이 모여 살고 있었다. 그들의 도움으로 김복수는 일단 쌀 100가마니의 뱃삯을 치렀다. 그러고는 꾼 뱃삯을 갚기 위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일을 하였다. 한동안 일을 하며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다보니 표류인들을 종종 접하게 되었고, 그중 한 사람이 유구에서 온 춘영이라는 남자인데 놀랍게도 김복수가 안남에 두고 온 아내 춘향의 오라비였다.
두 사람은 서로 손을 맞잡고 기쁨과 탄식의 말들을 쏟아내었다. (……)
얼마 후 김복수와 춘영이 함께 탄 상선은 유구를 향해 출항하였다. 한참을 항해하다보니 저 멀리 수평선에 우뚝 솟은 산 하나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김복수는 속으로 부르짖었다.
‘한라산이다!’
그렇게 돌아가고자 하던 고향 땅이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었다. 김복수의 가슴에 고향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이 왈칵 솟구쳤다.
‘한라산을 눈앞에 두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
그는 있는 힘을 다해 노를 저어 드디어 제주 땅에 상륙하였다. 김복수는 홀어머니가 계시는 집으로 치달렸다. 과거를 보러 갔던 아들이 돌아오지 않자 폭풍을 만나 죽어버리지 않았을까 수심에 싸여 있던 어머니는 아들이 갑자기 나타나자 너무나 놀라 자빠질 뻔하였다. 그러고는 재회의 감격에 겨워 기쁨의 눈물을 한없이 흘렸다. (……)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김복수가 보이지 않았다. 혹은 바다에 뛰어들었다고도 하고, 혹은 작은 배를 저어 춘향에게로 갔다고도 하는 등 뚠소문만 널리 퍼져나갔다.(『제주 민담』)
녹일국 정명수를 복용한 후로 어머니의 병은 말끔히 나았다. 하지만 돌아오지 않는 작은아들 생각 때문에 시름이 그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비둘기 한 마리가 아들의 소식을 전해온 것이다. 어머니는 마음이 놓였다. 이제는 자나깨나 작은아들이 돌아올 날만 기다릴 따름이었다.
맏아들인 형은 갑자기 명랑해진 어머니가 이사스럽게 여겨졌다. 그래서 하루는 어머니가 없는 틈을 타서 반짇고리를 뒤져보니, 뜻밖에도 동생의 편지가 나오는 게 아닌가.
‘이놈이 살아 있다는 말인가?’ 형으로서는 나쁜 소식이었다. 어떻게든 동생을 아주 없애버려야겠다는 생각에 골몰하였다. (……)
이윽고 동생이 타고 오는 배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두 척의 배는 점점 가까워졌다. 동생은 형이 그 배에 타고 있음을 보았다. 착한 동생인지라 그래도 분노보다는 기쁨이 앞섰다.
“형님, 저 왔습니다!”
두 배가 서로 맞부딪치자, 형의 배에서는 싸움꾼들이 우르르 동생 배로 뛰어들며 습격하였다. 동생 배에 탄 시종들도 사나운 장정들에 맞서 큰 싸움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런 사태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동생 배로서는 중과부적이어서 곤경에 빠졌다. 여럿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위기의 순간이었다.
바로 이때, 하늘 어디선가 수많은 비둘기 떼가 한꺼번에 날아왔다. 비둘기들은 구구구구 요란하게 울면서 몸에 잔뜩 묻히고 온 모래를 장정들에게 뿌려대었다. 장정들은 모래가 눈알에 박히어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동생 배의 시종들은 장정들을 마구 무찔렀다. 앞 못 보는 장님과 싸움하는 격이었으니 승패는 곧 결정 났다. 동생 편은 상대방을 모두 죽이거나 물에 빠뜨려 완전히 소탕하였다.(『제주 민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