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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고대~고려시대 > 한국고대사 > 한국고대사 일반
· ISBN : 9788952233677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16-04-3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3
등장하는 신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 6
천지왕 8
삼승할망 22
꽃감관 할락궁이 47
전상차지 가믄장아기 73
자청비 9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선 네 눈을 원래대로 만들어줘야겠다.”
사라도령이 꽃 하나를 따 할락궁이의 눈가를 스치자, 뿌옇던 사물들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사람을 죽여 멸망시키는 수레멜망악심꽃, 죽은 사람을 다시 살려내는 환생꽃, 앙천(仰天) 웃음이 터지게 하는 웃음웃을꽃, 뼈오를꽃, 살오를꽃, 오장육부만들꽃 등등을 하나하나 설명하며 그 꽃들을 따주었다. 때죽나무 회초리도 하나 만들어서 건넨 사라도령은 할락궁이한테 어서 바삐 이승으로 내려가서 어머니의 원수를 갚으라고 말했다.
“어떻게 원수를 갚으면 되겠습니까?”
“이제 내려가면 만년장자는 죽이자고 달려들 게 뻔하니, 그때 일가친족들 앞에다 웃음웃을꽃을 먼저 뿌려라. 한참 웃음이 터지거든 다음에 싸움싸울꽃을 뿌려 친족 간에 패싸움을 일으키고, 그다음에 수레멜망악심꽃을 뿌려 원수를 갚는 것이다. 그리고 만년장자의 셋째딸만은 죽이지 말고 어머니 묻힌 곳을 알아낸 다음, 환생꽃을 뿌려 어머니를 살려내거라.” (……)
겁이 나 숨은 셋째딸을 찾아내자, “날랑 살려줍서!” 애달프게 빈다.
“너는 살려줄 터이니, 어서 우리 어머니 죽여 던져버린 곳을 가리키라.”
셋째딸이 가리키는 대로 가보니 어머니 머리는 끊어 청대밭에 던져놓고, 잔등이는 끊어 흑대밭에 던져놓고, 무릎은 끊어 푸른 띠밭에 던져놓았다. 어머니는 없어지고 뼈들만 살그랑하니 남아 있는 것이었다. 할락궁이는 어머니의 뼈를 차례차례 모아놓고 절을 했다. 그러고는 환생꽃.뼈오를꽃.살오를꽃.오장육부만들꽃 들을 꺼내 가지런히 모아놓고 때죽나무 회초리를 세 번 쳤다. 잠시 후 어머니가 부스스 일어났다.
“아이고, 봄잠이라 오래도 잤구나.” 그간의 고초도 잊은 듯 어머니는 얼굴에 발그레한 홍조를 띠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