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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 죽은 혼](/img_thumb2/9788952243430.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88952243430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1-12-15
책 소개
목차
제1부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2부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마무리
『죽은 혼』을 찾아서
『죽은 혼』 바칼로레아
책속에서
그에게는 대화하면서 상대방의 환심을 사는 특별한 재주가 있었다. 예를 들어 지사에게는 이 고을에 들어설 때꼭 낙원에 들어서는 것 같다고 말하며 도로와 행정관청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경찰서장에게는 야간 경비원들이 훌륭하다고 칭찬했고, 부지사와 대화할 때는 마치 실수인 양 ‘각하’라는 호칭을 일부러 사용하기도 했다. 부지사가 그 호칭에 흐뭇해했음은 물론이다. 그의 활약 결과 지사는 그날 저녁 자기 집에서 열리는 연회에 그를 초대했고, 다른 이들도 오찬과 차 모임에 그를 초대했다.
치치코프는 약간 뜸을 들인 후에 말을 이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죽은 농노입니다.”
그 말에 마닐로프는 놀라서 입이 벌어졌다. 물고 있던 파이프가 바닥에 떨어졌는데도 그는 잠시 그렇게 멍하니 있었다. 긴밀한 우정을 나누던 두 사람은 마치 마주 걸린 초상화처럼 상대방 얼굴만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마닐로프는 치치코프가 농담을 하며 웃음 짓고 있는지 그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그의 표정은 평소보다 더 진지해 보였다. 마닐로프는 그저 멍한 표정이었다.
치치코프의 농노 구입 건은 곧바로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 사람들은 농노들을 그렇게 많이 구입해서 이주시키는 것이 잘한 일인지 아닌지, 중구난방 떠들어댔다. 심지어 치치코프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하며 농노들을 거주지까지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도록 경비병을 제공하겠다는 사람까지 있었다. 치치코프는 그 조언들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며, 자신이 구입한 농노들은 아주 온화한 성격이라서 별일은 없을 것이라고, 그들의 호의를 정중하게 거절했다.
이런 온갖 소문과 논의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치치코프가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뜻밖의 결실이 맺어졌다. 즉 그가 틀림없이 백만장자라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치치코프를 사랑하고 있던 도시 주민들은 그를 더욱더 마음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