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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52771520
· 쪽수 : 284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장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일주일에 7일 일하는 뉴욕 의사
오컴의 법칙 VS. 히컴의 명언
우리는 인간이고, 실수를 범한다
때론 직관이 진실을 말한다
2장 선택이라는 두려움
어떤 마지막
집배원은 벨을 두 번 울린다
잃어버린 구슬
3장 삶의 끝, 당신이 내게 말한 것
흐르는 강물처럼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뉴욕 의사들은 주말에 일을 안 해요.”
레빗 부인은 ‘적도 지방에는 눈이 오지 않는다’처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기라도 하듯 전혀 비꼬는 기색 없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병원에 입원할 만큼 아픈 환자라면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의사에게 날마다 진료를 받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그래서 내가 주말에 근무하는 거라고 대답했다.
“레빗 부인, 부인의 경우에는 그 의사가 바로 접니다.”
그녀는 교황이 새 담임 신부로 올 거라는 소식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멍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쳐다보더니 금세 정신을 차렸다.
“그럼 결혼을 안 하셨나 보군요?”
레지던트들과 나는 소리 내 웃었지만 그녀의 농담은 정곡을 찔렀다.
나는 신속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날마다 직감에 의지한다. 의사라면 누구나 마찬가지다. 초를 다투는 응급 상황에서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특히 경험이 많은 의사는 해야 할 일을 반사적으로 안다. 그것은 아마도 동일한 임상 상황을 이미 수도 없이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지는 이러한 직감적 결정은 나쁜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기 때문에 노련한 의사는 의식적인 심사숙고와 본능적인 판단의 장점만을 취해 적절히 배합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재력도 갖춘, 사리를 아는 똑똑한 남자가 세계 최고의 병원 중 한 군데도 아니고 여러 군데에서 암 치료에 실패해 놓고서도 어떻게 이런 상태에 있을 수 있을까?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도 어떻게 그 사실을 모를 수 있을까? 숱한 실패를 맛보고서도 어떻게 새로운 치료법이 끝없이 존재할 거라고 믿을 수 있을까? 간 이식 같은 극단적 수술은 자신에게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어떻게 모를 수 있을까? 기나긴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동안, 항상 그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위해 고민하고, 그의 건강 상태와 기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가 필요로 하는 것과 원하는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눌, 그를 잘 알고 있는 단 한 명의 의사를 만나지 못했을까? 미국 최고의 병원에서 어떻게 이런 소통의 결핍이 생겨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