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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88954619141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2-09-21
책 소개
목차
만(卍) 7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183
해설 | 다니자키 문학, 내밀한 탐미의 결정체 325
다니자키 준이치로 연보 349
리뷰
책속에서
미쓰코 씨가 관음상 포즈를 취하려면 관음보살의 백의(白衣)를 대신할 하얀 천이 필요하다고 해서 침대의 시트를 벗겨 주었어요. 미쓰코 씨는 옷장 뒤로 가서 허리를 여민 띠를 풀고 머리를 흩뜨린 다음 다시 예쁘게 손질하고, 벌거벗은 몸에 시트를 관음보살처럼 머리에서부터 느슨하게 걸쳤어요. “자, 봐. 이렇게 하니 가키우치 씨 그림하고는 많이 다르잖아?” 그렇게 말하며 미쓰코 씨는 옷장 문에 달린 거울 앞에 서서 자기의 아름다움에 취했어요. “아, 정말 아름다워.” 저는 이렇게 멋진 보물을 왜 지금까지 저한테 숨겼는지, 비난하는 마음이 되어 말했어요. ('만(卍)' p.32)
약을 먹은 다음 날 오후, 오우메는 안채에 가 있고 남편은 자는 제 얼굴을 보면서 부채로 파리를 쫓고 있었는데, 미쓰코 씨가 잠에 취한 것처럼 “언니” 부르면서 저한테 다가오려 했대요. 저를 깨우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남편이 우리 둘 사이에 들어가서 미쓰코 씨의 몸을 끌어안듯 떼어내고 베개를 다시 베어준 다음, 이불을 덮어줬는데…… ('만(卍)' p.165)
노인은 젊은 아내가 말없이 자기 말에 동의하는 것을 제 얼굴의 감촉으로 느끼면서 한층 얼굴을 찰싹 붙이듯, 아예 두 손바닥으로 턱을 안아 올리듯 하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오랫동안 애무했다. 2, 3년 전까지는 그렇지 않던 노인이 요즘에는 점점 집요해지고, 한겨울 동안에는 매일 밤 아내 곁을 잠시도 떠나려 하지 않고 밤마다 약간의 틈도 생기지 않게 온몸을 딱 붙이고 자려 들었다. 게다가 좌대신이 호의를 보이면서부터는 그 감격에 겨워 과음까지 일삼고 술기운이 얼근해서 잠자리에 들어오는 일이 많았는데, 더더욱 악착스럽게 손발을 온통 가만두지 않는다.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p. 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