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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54673082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0-07-13
책 소개
목차
세로토닌 _007
옮긴이의 말 _407
리뷰
책속에서
어쩌면 섹스를 그토록 중요시하는 나를 비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다른 종류의 기쁨이 점차 섹스의 자리를 대신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으나, 일반적인 삶의 과정에서 섹스는 여전히 우리가 자신의 신체 기관을 개인적이고도 직접적으로 개입시키는 유일한 순간이고, 섹스, 특히 강렬한 섹스는 사랑의 융합이 일어나는 데 필수적인 단계이며, 섹스 없이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나머지는 대개 섹스와 함께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가져갈 만한 추억이 담긴 물건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서글펐다. 따로 챙길 편지 한 장, 사진 한 장, 책 한 권이 없이 모든 것이 나의 맥북 에어, 가공된 알루미늄 상판의 얇은 평행육면체 속에 죄다 들어 있었다. 나의 과거는 고작 1100그램이었다.
우리는 세상을 구할 수도 있었다. 한쪽 눈을 한 번 찡긋하는 것으로, 인 아이넴 아우겐블리크(순식간에) 세상을 구할 수도 있었으나,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아니,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고, 우리의 사랑은 승전보를 울리지 못했으며, 나는 사랑을 배신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면, 다시 말해 거의 매일밤, 나는 나의 빈곤한 머릿속에 울려퍼지는 케이트의 자동응답기 소리를 듣는다. (…) 그녀의 목소리는 청량했다. 먼지를 뒤집어쓴 무더운 여름날 오후에 폭포 속으로 뛰어드는 것 같았다고 할까. 온몸의 모든 더러움이, 절대 고독이, 불행이 단번에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