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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4690485
· 쪽수 : 712쪽
책 소개
목차
다 가마-조고이비 가계도 8
제1부 분열된 가족 9
제2부 말라바르 마살라 191
제3부 봄베이 중앙역 445
제4부 ‘무어의 마지막 한숨’ 591
감사의 글 675
해설 | 혼종성의 세계, 그리고 덧칠한 그림_전수용(이화여대 명예교수・영문학) 675
살만 루슈디 연보 701
리뷰
책속에서
나는 이렇게 그들의 이야기를 움켜쥐고 저승사자에게 쫓기며 여기저기 대문이나 울타리나 올리브나무에 못을 박는다. 내가 마지막 여행길에 띄엄띄엄 펼쳐놓은 이 이야기는 내가 있는 곳을 가리킨다. 도주 과정에서 이 세상을 해적의 보물지도로 바꿔놓은 셈인데, 이런저런 실마리를 따라가다보면 결국 X자로 표시한 위치에서 보물을 발견하듯 나를 만나게 되리라. 내 흔적을 추적하는 자들이 나를 찾아낼 때쯤이면 난 이미 마음의 준비를 끝내고 숨을 몰아쉬며 묵묵히 그들을 기다리리라. 제가 여기 섰나이다. 이럴 수밖에 없었나이다.
“네 운명을 받아들여. 너를 괴롭히는 것을 즐겨봐. 도망치려고만 하지 말고 오히려 그쪽으로 열심히 달려가란 말이야. 불행과 하나가 되어야만 극복할 수 있을 테니까.”
아마도 나라 전체가 그랬겠지만 봄베이도 영락없이 덧칠그림 같은 도시였으니, 지상세계 밑에는 지하세계가 있고 합법 시장 밑에는 암시장이 있었다. 세상만사가 그러하거늘, 눈에 보이는 허구 밑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현실이 유령처럼 움직이며 모든 의미를 뒤엎어버리는 세상이거늘, 아브라함의 생애라고 어찌 달랐으랴? 우리 가운데 그 누가 이 지독한 겹겹의 덫을 벗어날 수 있었으랴? 우리가 참다운 인생을 살 수도 있었을까? 괴물이 되어버리지 않을 수도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