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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91141606848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4-08-16
책 소개
목차
천박한 재간 | 줄넘기 노래 | 나의 어린 시절 | 아이들의 한탄 | 아스포델 | 나의 결혼식 | 흉터 | 이 몸이 공주라면 | 믿음직스러운 수다쟁이 | 텔레마코스의 탄생 | 내 인생을 망친 헬레네 | 기다림 | 꾀바르신 선장님 | 구혼자들은 배불리 먹고 마시며 | 수의 | 악몽 | 꿈속의 뱃놀이 | 헬레네의 소식 | 환호성 | 중상모략 | 페넬로페의 위기 | 헬레네의 목욕 | 시녀들의 죽음 | 인류학 강의 | 냉정한 마음 | 오디세우스의 재판 | 명부의 생활 | 우리는 당신 뒤를 따르렵니다 | 맺음말 | 작가의 말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나는 그이를 위해 정절을 지키지 않았던가? 온갖─강요에 가까운─유혹에도 아랑곳없이 그이를 마냥 기다리고 또 기다리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야기의 공식 판본이 널리 알려지자 결국 내 꼴이 뭐가 되었나? 교훈적 전설. 여자들을 매질할 때 써먹는 회초리. 어째서 너희는 페넬로페처럼 사려 깊고 믿음직스럽고 참을성 많은 여자가 못 되느냐? 그게 정해진 대사였다. 가객도 그랬고 이야기꾼도 그랬다. 제발 나처럼 살지 마요! 나는 여러분의 귀에 대고 이렇게 외치고 싶다.
우리는 시녀들/ 당신이 죽여버린 여자들/ 당신이 저버린 여자들// 맨발을 움찔거리며/ 허공에서 춤추었네/
너무너무 억울했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왕궁에서 일했다. 동틀녘부터 해질녘까지 쉴새없이 일했다. 울어도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잠을 자다가도 발길질에 눈을 비비며 일어나야 했다. 우리는 어미 없는 자식이라는 말을 들었다.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말도 들었다. 게으르다는 말을 들었다. 더럽다는 말도 들었다. 우리는 더러웠다. 더러움이 우리의 관심사였고, 더러움이 우리의 직무였고, 더러움이 우리의 특기였고, 더러움이 우리의 허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