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서양철학 일반
· ISBN : 9788954781541
· 쪽수 : 216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 우리는 왜 아직도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읽는가?• 004
1
소크라테스, 인간의 삶에 대해 묻다
사람다운 삶을 찾는 일상의 대화
1장. 아고라의 목소리 • 013
소통하는 맨발의 철학자•지혜의 대결, 질문의 힘•현실적 권력에 대한 도전•무지의 지가 최고의 지혜
2장. 철학과 ‘참된 정치’ • 029
철학이란 무엇인가?•잘나가는 나라, 막 나가는 나라•혼란의 시대에 개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타인의 생각을 끌어내다, 산파술•캐묻지 않는 사람은 살 가치가 없다
3장. 재판과 죽음 • 048
풍기문란죄로 재판정에 서다•탈옥을 거부한 철학자•악법도 법인가?•소크라테스의 죽음과 민주정의 위험성
2
플라톤, 보이는 것 넘어 보이지 않는 진리를 찾다
병든 세상을 구원할 정의와 철학
4장. 상처받은 영혼의 철학 • 067
플라톤의 결심•수학의 세계에서 구원을 찾다•이데아란 무엇인가?•동굴의 비유•형이상학의 오르막길과 정치의 내리막길
5장. 인간의 본성 • 086
영혼과 육체는 다르다•세 가지 마음• AI의 논리와 ‘도덕 심리
6장. 정의란 무엇인가? • 101
정의와 법•내게 마법의 반지가 있다면•<반지의 제왕>의 골룸과 아라곤•법적인 정의에 앞서는 도덕적 정의
7장. 민주정과 철인통치론 • 115
고대 그리스의 민주정•무정부적 ‘자유’와 불평등한 ‘평등’•철학자가 통치해야 하는 이유•철인통치론은 가능한 정치적 대안인가?
3
아리스토텔레스, 행복을 탐구하다
즐거움을 넘어서 참된 행복으로 이끄는 실천적 지혜
8장. 자연의 관찰 • 133
관찰자의 삶•레스보스섬의 물고기와 새들•살아 있는 것을 통해 세상을 보다•인간을 다시 보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다윈
9장. 인간, 실존, 이성 • 150
인간의 ‘실존’과 ‘본질’•인간을 실존하게 하는 힘, 상상과 추리•동물에게는 추리능력이 있을까?•고슴도치에게 없는 인간의 창조성과 위험성
10장. 행복과 덕 • 166
우리는 잘 살고 있나?•‘잘 산다’의 뜻•행복은 ‘에우다이모니아’•즐거움, 욕망, 습관, 덕•덕은 어떤 뜻에서 중용인가?•덕이 없는 삶에 성공과 즐거움이 있을까?
11장. 실천적 지혜 • 183
덕을 실천하는 데 실천적 지혜가 왜 필요한가?•실천적 지혜는 무엇이며 어떻게 작동하는가?•
실천적 지혜를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실천적 지혜는 기술적 능력과 어떻게 다른가?
12장. 나쁜 민주정과 좋은 민주정 • 200
사람을 잘 살게 하는 정치•폴리테이아, 다수의 좋은 정치•좋은 민주정을 위한 시민의 능력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소크라테스는 아고라의 터줏대감이었습니다. 툭 튀어나온 이마, 콧대가 우묵한 안장코, 넙치 같은 얼굴, 대머리 등 남다른 외모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게다가 그는 항상 맨발이었습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사람들의 눈길을 끈 이유는 그런 외모가 아니라 대화의 기술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대화는 아주 친숙한 것에서 시작합니다. 석공일, 구두 수선, 말 조련 등 일상의 사례에서 출발하는데, 이런 대화는 어느 순간 경건, 우정, 용기, 절제, 정의 등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는 칼, 가위, 술병, 장신구 등 가재도구의 이름을 대면서 ‘이것을 어디서 구하지?’라고 묻다가 느닷없이 ‘그럼 용감하고 덕이 있는 사람은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져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말은 긴 연설도, 장황한 강의도 아니었습니다. 물론 강의료도, 상담료도 받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을 묻고 따지다가 조롱과 주먹다짐을 피하면 다행이었죠. 소크라테스는 왜 그렇게 사서 고생을 했을까요?
소크라테스는 탈옥을 거부했습니다. 탈옥 준비를 마치고 찾아온 친구 크리톤을 상대로 그는 또다시 자기의 특기를 발휘했으니까요. 탈옥의 정당성에 대해서 크리톤을 붙잡고 묻고 따지고 시험한 것이죠. 탈옥을 간청하는 친구에게 그는 이렇게 반문합니다. ‘다른 나라로 떠날 자유가 허락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아테나이에 머물렀다면 이는 내가 이 나라의 법을 따르기로 약속한 탓이 아닌가? 내가 이 나라에 머무는 것은 자발적인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율적으로 나라와 맺은 약속을 어기고 판결을 부정하면서 법의 효력을 훼손한다면 이는 나라에 큰 해를 끼치는데 과연 이것이 옳은 일인가?’
플라톤은 불우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집안이 가난해서 불우했던 것이 아닙니다. 그는 최고의 명문가 출신이었습니다. 중하층의 석공 집안에서 태어난 소크라테스와는 달랐습니다. 하지만 집안이
좋아도 플라톤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꿈을 이룰 수 없었기 때문이죠. 플라톤이 가졌던 꿈은 당시의 명문가 출신들이 가졌던 것과 똑같았습니다. 정치가가 되는 것이었죠. 하지만 그가 태어나기 몇 년 전에 발발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정치적 격변 속에서 플라톤은 정치가의 꿈을 펼치기 어려웠습니다. 소크라테스를 만나 철학에 관심을 돌렸지만 몇 해 뒤 플라톤은 더 깊은 상처를 겪었습니다. 바로 스승의 죽음입니다. 그 시대에 가장 정의롭다고 생각했던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그에게 평생의 트라우마를 남겼습니다. 그런 점에서 플라톤의 철학은 ‘상처받은 영혼의 철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