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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5968705
· 쪽수 : 223쪽
· 출판일 : 2019-04-2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나는 병원중독자 004
응급실에서 만난 경계선
응급실에서 만난 경계선 013
병문안 온 친구는 잠을 청했다 020
복지카드를 들고서 028
혈액암과 통풍이라는 친구 035
메디컬 트렌드세터 041
어쩌다 프로포폴을 049
내 장례 비용 055
의사 앞에서 아는 척 하기 064
경동시장과 보령약국 070
우리 동네 단골 내과 078
죽을 것 같지만 죽진 않아
공황장애 01 점심 먹다 뛰쳐나온 087
나쁜 것만 물려주신 아버지 093
부정맥 검사를 위한 브라질리언 왁싱 100
공황장애 02 아프기 위한 예의 106
신체화장애라는 거 알아? 112
데파스와 심발타 118
정신건강의학과 8번방 124
바이오피드백과 착한 사람 콤플렉스 132
이 안에 곰팡이 있다 138
죽을 것 같지만 죽진 않아 144
병원에서 웃게 될 거야
우리 아기 만나러 가는 날-엄마와 치매 153
요양병원에서 만난 사촌 형 161
탈모약과 자존감 166
명상의 시간, 하나 두울 세엣 네엣 171
방탄소년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176
매일 새벽 5시의 약속 182
옷장의 워라밸 188
나의 첫 책과 성석제 195
피와 허벅지의 함수관계 200
가슴 아픈 우리 누나 206
에필로그 병원에서 웃게 될 거야 215
책속에서
의학 드라마와 달리 실제 응급실 풍경은 평온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생사를 오가는 삶의 경계선은 수없이 많은 잔혹 또는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응급실의 의료용 침대는 그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을 위해 조용히 양보해야 옳다. 내 순서가 오기 전까지.
_ ‘응급실에서 만난 경계선’ 중에서
그런데 입가에 과자 부스러기를 묻힌 채 곤히도 자는 친구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피주머니를 달고 누워있는 환자를 앞에 두고도 그저 본능에 충실한 내 친구. 지질하게 새어나오던 웃음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얼마만에 터진 웃음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웃었던 게 언제였던가.
웃음이란 것은 일상성 회복의 전조 같은 것이다. 몸도 마음도 아플 때, 그래서 익숙하던 현실로부터 이탈한 듯 낯선 두려움에 휩싸일 때, 웃음은 잃었던 삶의 원심력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웃음의 행위 자체가 현실에 발붙이고 있음에 대한 여실한 자각이기 때문이다. 내 웃음의 기능이 영원히 정지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은 다른 기능의 회복에 대한 희망도 품게 했다.
_ ‘병문안 온 친구는 잠을 청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