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88956994635
· 쪽수 : 420쪽
· 출판일 : 2023-11-30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추천 글
하나 | 수도원에서 만난 침묵
둘 | 휴양과 휴가로 변질된 웰니스형 은거
셋 | 수도사의 침묵과 명상가의 침묵
넷 | 열망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
다섯 | 서양의 자아 개념과 동양의 무아
여섯 | 예술가의 은거와 수도사의 은거
일곱 | 혼자이고 싶은 충동
여덟 | 게임중독과 실리콘밸리의 명상
아홉 | 위험한 은거
열 | 세상 끝에 지은 집
감사의 말
참고문헌과 더 읽을거리
찾아보기
책속에서
기독교식 기도와 불교 명상 간의 근본적 차이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창조자인 신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반면, 다른 하나는 ‘공(nothingness)’에 관한 이해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적이 다른 이 수단들은 서로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예수 기도를 반복하는 동안 수도사는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가슴 부위에 고정’한 채 앉아서 호흡을 조절한다. 그리고 헤시카즘의 기도와 마음챙김 명상은 모두 생각을 깨어 있는 의식 아래에 두면서 몸과 마음의 경계를 허무는 과정이 따른다. 마음챙김 명상에서는 몸 그 자체가 마음챙김이 된다. 자신의 전 존재로 기도를 올리는 사람은 스스로 기도 자체가 된다. 또한 마음챙김 명상과 비교되는 신체적 요소들은 집중 상태를 돕기 위한 것인데, 불교에서는 이런 집중 상태를 명상 대상과의 합일, 즉 ‘사마디samadhi’라고 한다. 신과 합일되는 상태인 테오시스는 신의 선물인 동시에 그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를 준비시키는 일종의 명상 과정이기도 하다.
- ‘하나 | 수도원에서 만난 침묵’ 중에서 -
최근 들어 에솔렌은 정신적 토대인 반문화 운동의 원칙을 저버렸다고 비난받았다. 원인 중 하나를 꼽자면, 이런 단체에 기대하는 ‘진실성 ’이라는 막중한 짐 때문이다. 물론 ‘무엇이 진짜인가?’라는 문제는 모든 형태의 관광업에서 성가신 일이고, 특히 중산층이 대상인 경우는 더 까다롭지만, 제공되는 서비스가 진실성 그 자체일 때는 그 부담이 훨씬 크다. 사람들은 신체적・정서적・영적 차원의 진실성과 온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에솔렌 같은 장소를 찾기 때문에 그곳에서 온전한 서비스를 보장받아야 한다. 착취나 부정의 흔적이 감지되기라도 하면 게임은 그것으로 끝이다. 이 문제는 현대식 자기 계발이 동양 종교와 서양 심리치료가 뒤죽박죽된 복합적인 성격을 띤다는 사실 때문에 한층 더 복잡해진다.
- ‘둘 | 휴양과 휴가로 변질된 웰니스형 은거’ 중에서 -
마이클 신부와 동료 수사들이 추구한 금욕이 기도를 방해하는 장애물을 체계적으로 제거해 나가는 과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사라에게도 침묵을 추구하는 일은 신과의 직접적 대면을 향한 열망과 뗄 수 없었다. 2008년 출간한 회고록 《침묵의 책(A Book of Silence)》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침묵은 신성과의 접촉을 앞당길 수 있는 초점이자 장소이다. 내가 보기에 사람들이 끊임없는 소음으로 침묵을 깨려고 하는 것은 그 성스러운 접촉에서 오는 신성한 공포를 회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 ‘셋 | 수도사의 침묵과 명상가의 침묵’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