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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후기(영조~순종)
· ISBN : 9788957074855
· 쪽수 : 352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1919년 1월 21일
1장. 세 마리의 눈먼 쥐
2장. 아버지와 아들
3장. 개화가 무엇이더냐?
4장. 흙발에 짓밟힌 창덕궁
5장. 멸망의 서곡
6장. 녹두꽃이 떨어지면, 배꽃도 떨어지고
7장. 제국에의 역습
8장. 막은 내리다
9장. 고종, 죽기로 결심하다
에필로그―1919년 3월 1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 그는 바로 두어 시간 전, 생애의 마지막 말이 될 줄은 모르면서 중전이 남긴 말을 기억했다. “부디 종사를 생각하셔야 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얼마 뒤, 참혹했던 밤은 가고 아침 해가 눈부신 가운데, 놀라움과 당황함을 감추지 못한 채로 고종 앞에 모여든 각국의 공사들 앞에서, 고종은 억지로 입을 열었다. 그의 바로 옆에서는 미우라가 무시무시한 눈초리로 쏘아보고 있었다.
“……이 사변을 당하여, 일본의 시기적절한 보호 조치에, 짐은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거기까지였다. 그의 인간성은 더 이상 견뎌내지 못했다. 왕은 그 말을 하자마자 고개를 풀썩 떨어뜨리고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고, 현장에 있었던 미국 공사관 샌즈(William F. Sands)는 적고 있다.
“흐으, 으흐흐. 어흐. 어흐, 크흐흐…….”
아무도 말이 없었다. 일본 공사조차도 뭐라고 하지 못했다. 군주의 체면도 정치가의 계산도 내팽개친 채, 영혼 깊숙이에서 솟구치는 한과 슬픔으로 어깨를 흔들며 우는 왕을 모두들 마치 돌이 된 듯 바라보고만 있었다.
―「6장. 녹두꽃이 떨어지면 배꽃도 떨어지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