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57075203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0-09-16
책 소개
목차
1. 하나가 여럿에게 가는 길
- 2008년 11월 동아시아 경제공동체포럼 기조강연, 인천 드림시티에서
2. 물
- 마음과 돈과 물의 시대에 부쳐
3. 님
- 획기적 재분배의 이원집정제에 관하여
4. 도깨비
- ‘신의 우물’ 근처에서 춤추는 가난한 도깨비 이야기
5. 혁신
- 중국의 혁신은 ‘법혜월’과 같은 화엄개벽의 여성!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늘 우리의 동아시아 경제 포럼은 참으로 첨단적인 이상적 신경제를 탐색하는 자리일 것이다. 이 자리의 논의 내용에 바로 이 같은 아시아 전통의 불교적 경제 원리, 또는 옛 바자르, 그리고 신시(神市)의 경제 양식은 참고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인가?
‘솟대’, ‘금성의 땅’, ‘쵸폰아타’라 불렀다.”
나는 그 순간 이쉬쿨의 야르마르크트가 열리는 옛 마을의 본래 이름이 ‘촐폰아타(Chorponatta)’요, 사마르칸트의 원래 이름이 ‘쵸폰아타(Choponatta)’이며 우리 고구려의 첫 이름이 그 둘과 똑같은 ‘졸본성(卒本成)’임을 깨닫고 순식간에 가슴이 서늘하였다.
신시(神市), 바로 호혜시장(互惠市場)의 역사인 것이다.
일본의 경제 전문가 요사노 가오루〔輿謝野馨〕의 ‘따뜻한 자본주의’나 ‘착한 경제’는 무엇을 뜻하는가? 교세라(京セラ株式?社) 명예회장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의 ‘자비를 근본으로 하는 자본주의’는 무엇을 뜻하는가? 유명한 경제통 쿄텐 토요오〔待天豊雄〕의 ‘축적순환’과 ‘환류 시스템’은 그저 그렇고 그런 또 하나의 ‘워싱턴 컨센서스’나 ‘베이징 컨센서스’에 불과한가? 새로운 기축통화 이야기에 불과한가? 현상적인 ‘한·중·일·미국 네 나라 사이의 스와프 차원’에 불과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이제 막 유럽에서 떠오르기 시작하는 새로운 경제제도 논의 중의 하나인 아날학파의 페르낭 브로델(Fernad Braudel)의 ‘콩종튀르(conjoncture)’와 ‘환류 시스템’ 그리고 칼 폴라니(Karl Polanyi)의 ‘호혜, 교환, 획기적 재분배’ 사이의 복합적 추진의 첫 샘물과 같은 것인가?
여러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마치 귀신불처럼 번지고 있는 징후들인 ‘마이크로 크레디트’, ‘페어 트레이드’ 또는 형태는 다르지만 ‘지역통화’나 ‘포트라치’ 등은 과연 무엇의 도래를 예감시키는 작은 불빛들인가?
물.
바로 그 물 말이다.
물은 첫 샘물을 떠나 거대한 강물을 이루고 더욱 더 거대한 바다로 바다로 나아가지만 결국은 하늘로 증발하고 땅으로 스며들고 인간의 기억 속의 기이한 ‘원천열(怨天熱)’을 따라 결국은 그 첫 잊어버린 샘물로 반드시 돌아가는 법이다.
문명도 한가지다.
전 인류 문명의 첫 샘물은 아시아다.
이제 그 문명의 역사는 다시 아시아의 첫 샘물로 ‘환귀본처(還歸本處)’ 하고 있다.
누구도 이것을 막을 수는 없다.
참 경제, 신시(神市), 또는 ‘비단 깔린 장바닥’은 바로 이러한 물이었기에 옛 신시를 일러 ‘산 위의 물(山澤通氣, 艮兌合德, 山上之有水)’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진정한 경제는 화엄(華嚴)이다.
- 본문 <하나가 여럿에게 가는 길> 중에서
무엇이 이 시대의 특징인가?
마음과 돈과 물이다. 그리고 그 셋을 대표하는 하나는 곧 ‘물’이다.
미국 언어철학자 마크 존슨은 ??마음속의 몸(The Body In the Mind)??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몸은 마음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마음을 담고 있는 몸은 곧 제 바깥에 그만한 값, 즉 돈을 제 몸의 외연으로 달고 있다. 결국 오늘 모든 사람의 돈은 마음 안에 있고 그 돈은 곧 마음 안에 있는 몸이다. 그래서 마음 안에 있는 몸이 곧 돈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돈은 그저 돈이 아니라 가치관의 핵심을 상징한다.’
- 본문 <물> 중에서
이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원리는 다름 아닌 ‘님’의 이치다. 그 ‘님’의 텅 빈 침묵과 무(無), 공(空), 허(虛)의 우주적 무궁 무극을 부모처럼 ‘모심(侍)’으로써 ‘신령한 시장, 비단 깔린 장바닥’을 공동 창조하는 데에 ‘거리를 두면서도(不染. 內有神靈. 互惠)’ 동시에 깊이 ‘관여하는(同塵. 外有氣化. 交換)’ 새로운 문화 자본주의, 다른 말로 압축한다면 ‘겸(謙)의 미학’이 이제부터의 우리의 문화, 예술, 사상계에 강렬하게 요청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새로운 시대의 다가옴을 바로 이것, 이 ‘님’에게서 다름 아닌 진정한 현실적 문화 창조의 길, ‘획기적 재분배의 이원집정제’의 정체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 본문 <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