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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8074113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2-12-19
책 소개
목차
첫 여름방학
사쿠라 강의 괴물
백악기에서 온 전령
봉황 연못에서의 발견
자유연구가 시작되다
부화
펭귄의 여름
숲속학교
데지마와 기쿠
펭짱 소동
갓파의 비밀
포획 작전
가족
침입
강 소년의 부활
태풍 치는 밤
파펭
하구를 향해
강 소년들의 나날
책속에서
저녁밥을 먹은 후, 돋보기로 자세히 관찰했다. 깃대의 뿌리 부분은 말랑말랑한 솜털이지만 끝으로 갈수록 직선으로 곧게 뻗으며 평범한 털이 늘어난다. 아주 신기한 형태다. 그리고 그 커다란 발자국, 백로 중에서 제일 큰 왜가리의 발자국도 그렇게까지 크지 않다.
불가사의한 깃털을 제처 놓고 생각한다면 백조나 학일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신수이 공원에 그런 ‘엄청난 새’가 나타났다면 벌써 유명해졌을 거다. 슈나 갓파 말고도 목격자가 더 많아야 하고. 따라서 아주 경계심이 많은 미지의 동물일 가능성은 남는다.
“강 소년아, 돌아온 거로구나?” 하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나팔 할아버지가 서 있었다. 강 소년이 말 그대로 강에서 노는 아이들임을 데지마는 금방 알아챘다.
“여기에서 뭘 보고 있었지?” 나팔 할아버지의 지룸ㄴ에 데지마는 자기 생각을 그대로 설명했다. 나팔 할아버지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좋지. 강을 보는 건 아주 좋아. 하지만 멀리 나간 자는 종종 자신의 발밑을 잊어버린다. 지금은 흘러내려갈 때가 아니야. 어릴 때 흘러가 버리면 오히려 불행해진다. 나처럼. 그러니까 너는 먼저 발밑을 보거라.”
갓파는 운동화를 벗고 양발을 연못 안에 담그고 있었다. 발 주변에 자그맣게 새파란 불빛이 이는 것처럼 보여서 슈는 몇 번이나 눈을 깜박였다. 물론 슈가 잘 알고 있는 갓파지만 왠지 달라 보였다. 연못물이 쑤욱 위로 솟구쳐 사람의 모습을 한 것처럼 신비롭도록 투명했다. 방해하면 안 될 정도로 아름다워 보였다. 빗소리에 섞여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자 갓파가 수면에 말을 걸고 있었다. 내용까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목소리가 물 표면에 닿아 쓰윽 하고 통과해 들어가는 것 같아서 슈의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방해하면 안 될 정도로 아름답다, 이 말은 바꿔 보면 왠지 모를 두려움이 느껴진다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