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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동양문화읽기
· ISBN : 9788958284048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09-10-1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1부 민족의 경계를 넘나드는 음식
경계를 넘나드는 음식―나가사키 잔폰과 화교 음식의 확산
음식의 진화―비빔밥, 민족 음식에서 세계 음식으로
혼성되는 민족 음식의 맛―매운맛의 트랜스컬처
2부 국민국가, 로컬푸드를 포섭하다
국가주의 아래의 국민 음식―중화주의의 부흥과 중국인의 음식 생활
소수민족의 음식 주권―사라지는 중국 소수민족 음식
음식 유행과 국가주의―가고시마 이모쇼추의 유행과 국민주 혁명
주변부 음식 문화의 운명―국민 음식에 포섭된 제주도 음식
음식의 식민지―사탕수수 플랜테이션 농장, 아마미 군도
3부 미래의 음식 문화, 로컬푸드 시스템의 복원
로컬푸드 시스템 재생의 가능성―미야자키 아야초의 노력
한국 음식의 미래―향토 음식의 정체와 로컬푸드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
나가는 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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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짬뽕은 어느 나라 음식일까?
1910년 조선이 일제에 강제로 병합된 이후, 조선에 살던 화교들은 일본 본국에 살고 있던 화교들과 같은 정치경제적 영역에 포섭되었다. 더욱이 일제가 조선을 교두보로 중국을 침략할 준비를 하는 동안, 조차지였던 상하이는 나가사키를 통해서 일본과 연결되어 있었다. 이렇게 조선의 화교와 일본의 화교는 1945년까지 일제라는 동일한 정치경제적 영향권에 놓여 있었다. 그래서 한국의 중국식당에도 짬뽕과 우동, 다쿠앙이 나오고, 나가사키의 차이나타운에 있는 ‘시후’라는 중국식당에서도 다쿠앙이 무료로 나온다. 심지어 한국식 자장면이 나가사키의 중국식당에서 판매된다. 자장면은 분명히 일제강점기에 한국의 화교들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이들이 나가사키의 화교들과 연결되면서 한국식 자장면이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 대신에 잔폰이 한국으로 들어왔다. 이 모두가 일제 아래에서 한반도와 일본의 화교가 공생의 길을 걸었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매운맛의 세계화
오늘날 한국인이 소비하는 매운맛은 단지 한국 고추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와 함께 ‘글로벌global’한 핫소스의 매운맛도 침투했다. 서울 무교동 낙지볶음과 같이 1960년대 이후에 만들어진 매운 음식에도, 그리고 그전에는 결코 맵지 않게 먹던 음식인 통닭이나 곱창 등에도 핫소스가 들어간다. 오늘날 전 세계는 하나의 식품 소비권에 편입되어 하나의 시장바구니를 이용한다. 그것이 한국 고추이든 아니면 한국 김치이든 아니면 쓰촨 음식이든 일본 음식이든 상관없이 사람들은 더 이상 이 식품 소비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5년 사이에 일본과 한국에서 유행한 매운맛은 분명히 칠리페퍼를 위주로 한 핫소스의 매운맛을 마케팅하는 세계적 유통에 포섭된 결과다.
부유해진 중국, 초라해진 식탁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은 개인적인 생산과 판매를 부분적으로 인정하면서 생겨났다. 이것이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매우 이율배반적인 용어를 만들어 냈지만, 중국 경제를 부흥시키는 데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1996~1997년 쓰촨성에서 현지 조사를 할 때, 내게 ‘마오 주석(毛主席)’ 때가 지금보다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차별이 없어서 좋았다는 말을 들려준 농민들이 의외로 많았던 이유도 개혁개방 정책이 가져온 경제적 불평등 때문이었다.
한국의 중국식당에서도 맛볼 수 있는 술 중 하나로 ‘얼궈터우(二鍋頭)’라는 가오량주가 있다. …… 이 술을 인민의 술이라고 생각한 마오쩌둥은 가격을 작은 병 하나에 1위안을 넘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비록 쓰촨과 구이저우에서 생산되는 고급 가오량주도 있지만, 그것에 못지않은 맛을 내는 얼궈터우는 베이징에서는 ‘인민의 술’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