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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59065080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8-10-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하나. 가족의 아픔
누구를 위한 ‘정상가족’인가
아이, 사회의 영혼을 비추는 창 | 아이도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간다 | 체면 문화는 생명을 살리지 못한다 | 가혹한 ‘정상가족주의’ 담론 | ‘사랑의 매’인가, ‘아동 폭력’인가 | 작은 성인과 큰 어린이
4·3항쟁과 4·16참사 사이에서
“제주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 베트남에 세워진 한국군 증오비 | 베트남전쟁의 유령들: 상호 돌봄과 공유된 몸 | 국가가 보장한 ‘빨갱이 사냥’ | 애도되지 못한 유령들의 공간 | 국가권력에 희생당한 억울한 혼령들
둘. 낙인의 아픔
장애를 보는 비열한 시선
왜 무릎을 꿇어야만 했는지 | 장애인 특수학교와 국립 한방병원을 둘러싼 대립 | 빈부의 갈등 위에 세워진 학교 | 장애인은 ‘오염’된 ‘경계인’인가 | 장애인과 공존하는 아프리카 송게족 | 공동체 관계를 개선하는 마법사
미투 운동, 피해자는 잘못이 없다
“딸을 낳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이야” | 권력 앞에서 일그러진 여성의 인권 | 존재 자체가 ‘잘못’이 되다 | ‘순결한’ 피해자만 입을 열어라 | #MeToo, 해시태그의 성정치학
셋. 재난의 아픔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사회적 대응
창자가 끊어질 듯한 고통 | 왜 그들이 죽어야만 했는지 말해달라 | 피해자는 여러 번 죽는다 | 검증되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 | 폐 손상 원인이 황사와 꽃가루라니 | 베네수엘라 열대우림에서 일어난 비극 | 와라오 원주민들에게 있고, 우리에게는 없는 것
삼성전자와 또 하나의 가족
얼마나 많은 이름이 새겨져야 하는가 | 세간의 비아냥과 아버지의 약속 | 그리고 또 다른 아버지들 | 산재 입증 책임을 떠맡은 피해자들 | 우리는 모두 사회적 질병을 앓는 환자다
넷. 노동의 아픔
문화는 어떻게 몸에 새겨지는가
타인을 바라보는 도덕적 잣대 | 눈치 보는 사회 | 시선과 고통: 어느 콜센터 상담사의 자살 | 식은땀, 조마조마, 벌벌 떨리는 손 | 시선과 ‘지역 도덕관’ | 가난이 죄가 되는 사회
통증을 강요하는 사회
피로는 한국의 풍토병 같다 | 너무 흔해 당연해진 어깨 결림 | 옳지 못한 통증과 정당한 통증 | 통증의 경계성 | 탈정치화된 통증
죽음의 땅에 온 이주노동자들
삼겹살과 이주노동자 | 사장들의 도덕은 법을 넘어설 이유가 없다 | “한국어 잘하면 사장이 싫어해요” | 상징적 폭력: 사회적 고통 당연시하기 | 자살을 택한 이주노동자들 | 살아남아서 노동하고 싶은 ‘사람’들
다섯. 중독의 아픔
삶도 금단증세를 유발한다
국가가 허락한 중독 | 흡연자도 건강할 권리가 있다 | 우울증을 이기게 해준 담배 | 고된 작업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도구 | 감정노동자의 방패 | 나를 지키는 방법 | 담배는 단순한 ‘기호’ 식품이 아니다 | 삶이 유발하는 금단증세 | 니코틴 중독은 개인의 문제인가 | 담배의 정치학
중독 ‘논란’ 속에 방치된 몸
‘정치적 식물’이 되어버린 마리화나 | 유색인종에게만 감옥행 특급열차가 된 마약 | 살기 위해 불법을 택하는 사람들 | 마약중독자라는 낙인찍기 | 소외되는 한국인의 ‘몸’
‘가짜 세계’에 중독되는 이유
다양한 중독의 언저리에서 | 사회적 문제가 된 인터넷 중독 | 누가 ‘중독’을 규정하는가 | 인류학자가 본 게임 중독 | 중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 | 컴퓨터라는 제단 앞에 선 사람들 | 키보드는 차갑고 사람의 손은 따뜻하다
에필로그
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전통적으로 가부장적 문화에서 가족과 가부장의 체면은 여성의 몸가짐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그 가족의 체면을 위해 아이와 산모의 생명과 삶은 제도권 밖에서 위태롭기만 하다. 교복 상의에 갓 태어난 아이를 감싼 채 하혈을 하며 맨발로 찾아온 청소년 미혼모부터 아이를 파묻고자 마음먹었다가 흙투성이가 된 아이를 데리고 온 산모까지 현실은 정말 비참하기만 하다.
중요한 것은 이 여성들이 왜 이제라도 말하는지 그 '의도'는 무엇이고, 이들이 미투 운동으로 지키고자 하는 ‘신념’과 ‘가치’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서지현 검사가 8년간의 침묵을 깨고 대중 앞에 나서서 다른 성폭력 피해자에게 “그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주려 했다는 그 신념 말이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자료들을 읽으며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아이를 하나 둔 부부가 이런 일을 당하면 열에 아홉은 헤어집니다”라는 것이었다. 자식을 잃은 후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게 되고 주변 사람들까지 개입하면서 결국 한 가정이 해체된다는 것이다. 이혼으로 다시는 되돌아보고 싶지 않은 지옥과도 같은 순간을, 피할 수 없었던 가혹한 ‘운명’을 끊고 싶었을지 모른다. 고통스러웠기에 더는 기억하고 싶지 않았을지 모른다. 국가가, 살인 기업이 운명을 같이 짊어져주지 않는 상황에서 이혼은 합리적인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